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원 규모의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 ▲ 왼쪽부터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공장 신설 투자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오일뱅크) |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공장 신설 투자합의서에 서명했다.
양사는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추가 출자해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15만 평)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이 주원료인 HPC 공장은 각종 플라스틱 소재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장과 달리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공장의 부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납사보다 20% 이상 저렴한 탈황중질유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개 정유사만 생산하는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케미칼 HPC를 통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케미칼은 2021년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한다.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원의 수출 증대,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는 미국·중앙아시아·동남아에 진출한 롯데케미칼이 도움을 줄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원료, 롯데케미칼의 기술과 영업력이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헀다.
두 회사는 공장이 위치할 서산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를 1조7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공장 건설 과정에서 하루 최대 1만1000명, 연인원 320만명이 공사에 참여하고,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15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가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기업 비전을 달성하는데 역사적인 획을 그을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2017년 33%에서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의 성공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정유사와 화학사의 장점을 결합해 국내 최초의 정유·석유화학 합작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케미칼은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와 석유화학사인 롯데케미칼이 합작해 2014년 설립한 법인으로 2016년부터 공장을 가동해 지난해 영업이익 2670억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