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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유화업계 "위기" 경고음…돌파구는?

  • 2017.01.03(화) 15:58

정유업계 수장들 신년 키워드 '투자'
석유화학은 신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듯

국내 중후장대 산업이 위기에 직면했지만 유화업계는 달랐다. 지난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확대로, 석유화학사들은 주력 제품인 에틸렌과 파라자일렌 등의 스프레드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밖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트럼프 정부 출범,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대내적으로는 최순실 게이트 등 정국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정유 및 석유화학사들에게도 부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업계와 기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각 기업이 처한 환경이 다른 까닭이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사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들은 사업 고도화 및 안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 정유업계, 투자로 경쟁력 확보

 

정유사들은 올해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자금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최대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미국 셰일광구와 중국 내 석유화학사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성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올해는 반드시 이 부분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 및 M&A를 적시에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또 수익구조와 재무구조, 지배구조 혁신 노력을 지속해 2018년 기업가치 30조 달성이란 목표를 반드시 이루자”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회장으로 승진한 허진수 GS칼텍스 회장도 투자를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허진수 회장은 2017년 시무식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동시에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미래 성장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오스만 알 감디 CEO가 새로 부임했고, 2014년부터 4조5000억원 규모의 RUC(잔사유고도화콤플렉스) 및 ODC(올레핀다운스트림콤플렉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신규 투자보단 기존 프로젝트를 문제없이 추진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과의 합작 법인, 혼합자일렌 생산) 사업을 본격화해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BTX와 윤활기유, 오일터미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작년에는 혼합자일렌(MX)공장도 준공을 마쳤다”며 “2017년에는 전 사업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석유화학업계, 사업 고도화에 주력

 

정유사들과 달리 석유화학사들은 사업 안정화 및 고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이미 생산설비 증설 투자를 결정했고, 기업 M&A 등도 완료한 까닭이다.

 

팜한농과 LG생명과학 인수를 완료한 LG화학은 올해 이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LG생명과학은 조직개편을 통해 LG화학 내 생명과학사업본부로 운영된다. 이 사업 본부장은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당분간 겸직할 예정이다.

 

박진수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린·레드 바이오사업 핵심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성장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에너지와 물, 화이트 바이오 사업은 시장과 고객, 경쟁 관점에서 신규 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NCC(나프타분해설비) 증설 및 기초소재사업 내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등 사업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국내 배터리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델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이 사업 전략 재정립이 필요한 상태다.

 

 

롯데케미칼 역시 현재 추진 중인 설비 증설과 신사업 등을 안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에틸렌 시황이 올해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고,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화학계열사 인수를 마무리 해 제품군도 다양화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ECC와 EG 공장 건설사업,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의 고부가 합성고무 사업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신사업을 찾기 위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며 “예상되는 리스크는 각종 모니터링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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