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쾌속항해를 이어갔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에 빠졌던 충격을 딛고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더니 2분기에는 이익규모를 껑충 늘렸다.
지난 4월 갤럭시S8 출시로 카메라 모듈과 스마트폰용 메인기판 판매가 늘고 일정하게 전류가 흐르도록 조절해주는 부품인 MLCC(적층세라믹 캐패시터)도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증권가는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1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098억원, 영업이익 7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8.9%, 전년동기대비 5.8%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76.7%, 전년동기대비 365.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1.6%에서 이번에는 4.1%로 뛰어올랐다.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약 300억원 추정)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에 견줘 영업이익이 큰 폭 증가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올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은 삼성전기의 체질강화가 본격적인 효과를 낸 것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고급화 바람과 맞물려 듀얼카메라, 고사양 MLCC 등 그간 삼성전기가 착실히 공을 들여온 주력 제품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듀얼카메라를 앞세운 디지털모듈이 중화거래선과 전략거래선에 대한 공급증가로 8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칩부품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의 필수 소자인 MLCC가 자동차·통신·디스플레이 등으로 쓰임새가 점차 확산되며 54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디지털모듈과 칩부품의 매출은 올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8%, 11%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기판부문도 전기대비 9% 증가한 3195억원의 매출을 올려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의 실적전망도 나쁘지 않다. 우선 갤럭시S9과 노트9 등이 삼성전기의 듀얼카메라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MLCC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필요한 RF-PCB(스마트폰용 경연성 인쇄회로기판)를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라 삼성전기의 실적호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기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085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244억원)과 견주면 비약적인 증가다.
삼성전기는 "하반기에는 전략 거래선의 신모델 출시에 따라 카메라모듈, 칩 부품, 기판 등 주력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고부가 제품 공급 비중을 늘려 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