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오랜만에 함께 웃었다. 특히 9월 판매수치가 올 들어 처음으로 동반 성장했다.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과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등이 겹친 기저효과가 깔려있기는 하지만 신차의 판매 호조, 중국 판매 반등세 등 여러 호재가 겹친 덕이다.
◇ 현대차 내수판매, 전년대비 43% 껑충
현대차는 9월 글로벌 판매량이 40만995대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전달보다 18.7%,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3.5%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을 받기 시작한 올 3월부터 8월까지 전년대비 판매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 6월(-15.5%)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 친 후 부진 폭을 줄여가는 듯 했으나 8월에는 다시 6% 이상 감소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이런 가운데 9월 들어 중국에서 신차 효과와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내수시장에서는 그랜저(IG)와 아반떼 등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올 2월(1.5%) 이후 7개월 만에 성장세 전환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이다. 이와 함께 3월(40만5928대) 이후 6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 40만대 고지에도 다시 올라섰다.
내수 시장에서는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9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43.7% 증가한 5만971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추석 명절 연휴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기저효과가 반영된 점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올 8월 파업 여파로 잠시 숨고르기를 했던 그랜저(IG)는 1만1283대 판매를 기록, 한 달 만에 1만대 고지를 재탈환했다. 여기에 아반떼가 7078대로 꾸준함을 보였고 쏘나타 뉴라이즈도 6424대 판매됐다.
또 올 7월 출시 이후 연착륙에 성공한 소형SUV 코나가 5386대 판매를 기록, RV 모델 중 최고 판매 모델 자리에 올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 20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G70이 386대, G80과 EQ900이 각각 2857대, 1051대 판매됐다. G70의 경우, 첫날부터 2100대 계약에 성공했고 영업일 기준 7일 만에 누적 3000대 계약을 돌파해 향후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시장에서는 1.3% 감소한 34만1281대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반등에 성공했지만 또 다른 주력 시장인 미국 판매량은 여전히 부진했던 탓이다. 이에 현대차는 다양한 신차와 SUV 공급 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기아차, RV 자신감 회복
기아차는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외 판매가 모두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9월 글로벌 판매량은 7.1% 증가한 25만2254대를 기록했다.
맥을 못추던 내수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컸다. 기아차 내수 판매량은 25.4% 증가한 4만8019대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달성했다.
기아차는 그 동안 세단 '모델 노후화'라는 약점을 노출하며 내수시장에서도 판매량 증진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소형SUV 스토닉과 국내 중형SUV 최고 인기모델인 쏘렌토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더 뉴 쏘렌토’가 출격 이후 높은 인기를 끌며 판매 성장을 주도했다.
더 뉴 쏘렌토는 1만16대 판매를 기록, 2002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처음으로 1만대 벽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기존 최고 판매는 출시 직후였던 2002년 4월 9165대였다.
이와 함께 스토닉도 1932대 판매되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고, 카니발과 니로도 각각 6011대와 2418대 팔렸다.
해외시장에서는 3.6% 증가한 20만4235대 판매를 기록했다. 유럽지역 수출이 늘어난 덕택이다. 스토닉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7월부터 해외 판매가 본격화된 스토닉은 7월 3686대를 시작으로 8월 6048대, 9월에는 7355대 판매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