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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휴~” vs 현대제철 “후~”

  • 2017.11.17(금) 09:58

<어닝 17·3Q>철강 리그테이블
3개사, 성장 추세 불구 폭은 또 감소
동국제강은 올들어 최고 성과 선전

올 들어 국내 철강업계의 화두는 높아진 미국의 관세장벽과 원료값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이다. 관세장벽이 향후 철강 수출 길에 밀접한 것이라면 가격 인상은 매 분기 실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특히 철강 원재료 가격 변동성을 제품 가격에 제때 반영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올해 3분기 경영 성과 역시 가격 인상이 핵심 변수였다. 원료값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최대한 반영한 곳은 만족할만한 실적을 거뒀고, 그렇지 못한 곳은 많이 벌고도 적게 남아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었다.

 

 

◇ 아쉬운 성장세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 올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 총합은 1조53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국내 철강사들은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중국에서의 밀어내기 수출로 인한 시황 악화 등의 영향으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이후 지난해부터 중국 내부에서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시황이 개선됐고,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경영 위기에 직면했던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의 길로 돌아왔다.

올 들어서도 우호적인 상황은 계속됐다. 3분기 연속 전년대비 이익 성장세를 거두고 있는 것. 하지만 성장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80.6% 급성장한 1조7723억원으로 시작했지만 2분기에는 13.2% 증가한 1조3843억원, 3분기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것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온전히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글로벌 철광석 평균 가격은 톤 당 53.5달러 수준이었던데 반해 올해는 66.7달러, 석탄 가격도 톤 당 114.3달러에서 221.7달러로 급등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제품은 철광석과 석탄 등의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올 들어 이들 원재료의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철강사들도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에는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 자회사 덕 본 포스코, 쓴웃음 삼킨 현대제철

악조건 속에서도 포스코는 분전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8% 증가한 1조1257억원을 기록하며 한 분기 만에 1조원대 재진입에 성공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5.3% 감소한 7218억원에 그친 것. 전체 판매량이 증가했음에도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제품인 WP(월드 프리미엄) 비중이 줄었고, 주요 철강 제품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해외 자회사들과 계열사들이 선전하면서 포스코의 '1조 클럽' 가입을 이끌었다. 중국 스테인리스스틸 생산법인 장가항포항불수강과 인도 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등 해외 철강 계열사들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거뒀고, 비철강계열사인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힘을 보탰다.

아쉬움이 계속되던 동국제강은 이번에 가장 활짝 웃었다. 72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올 들어 최고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10.2%의 성장세로 철강 3사 가운데 성장 폭도 가장 컸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최대한 반영했고, 수년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냉연과 봉형강 등의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것도 효과를 봤다.

반면 현대제철은 아쉬움을 곱씹었다. 매출액은 4조8202억원으로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3396억원으로 4.7% 감소, 철강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 했다.

관건은 역시 제품 가격이었다. 현대제철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에 맞춰 제품 가격을 올렸고, 판매량도 늘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품 가격 인상 폭이 원료 가격의 오름세는 따라가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은 줄게 된 것이다. 여기에 올 7월부터 특수강 생산설비를 가동해 감가상각비를 반영한 것도 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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