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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반전은 없었다

  • 2018.01.02(화) 18:38

[2017년 완성차 판매량 집계]
글로벌 판매 725만대 그쳐…2012년 이후 최저치
中 사드·美 경쟁 심화 영향…신차 중심 반전 노려

예상대로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내수시장에서는 선전했지만 주요 해외시장인 중국에서는사드(THAAD) 갈등으로 판매 부진, 미국 시장에서는 SUV 라인업 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이 지속된 한 해였다.

 

매년 공격적인 판매 목표치를 설정했던 현대·기아차이지만 올해는 보수적인 기조로 돌아섰다. 연간 판매 목표치는 작년보다 8% 낮은 755만대로 잡으며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올해는 12종에 달하는 신차 투입과 함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목표달성 뿐 아니라 재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용두사미’ 현대차

 

현대·기아차는 2017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총 725만1013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7% 감소한 것으로 연간 목표치의 87.9% 수준이다.

 

이 중 현대차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6.5% 감소한 450만4825대를 기록했다. 내수시장에서는 4.6% 성장한 58만8939대, 해외 판매량은 8.2% 감소한 381만5886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판매량은 각각 34만2648대, 34만1345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문제는 3월부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촉발된 한중간 정치 갈등이 자동차 시장으로 옮겨가며 현대차 중국 판매량이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SUV 라인업 경쟁력 약화 등의 이유로 판매량이 이전보다 부진했다. 신흥국 시장에서는 선전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는 하반기 들어 내수시장에서의 신차효과, 중국에서는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을 단행하며 판매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노조 파업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임단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조는 부분 파업을 단행하며 사측을 압박했고, 이로 인한 생산차질은 고스란히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연말 파업 여파가 컸다. 지난해 12월 현대차 판매량은 40만6671대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기간보다 18.2% 줄었다. 월별 판매량 기준 전년대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연말 대규모 할인혜택 등을 통한 판매 성수기를 현대차는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그래도 위안은 있다. 내수시장에서는 판매 성장세를 달성한 것. 신형 그랜저(IG)가 내수시장의 리더였다. 13만2080대(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되며 현대차 뿐 아니라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이와 함께 아반떼는 8만3861대를 기록했고, 쏘나타는 8만2703대 판매돼 선제적으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한 전략이 주효했다.

또 소형SUV 코나는 2만3522대 팔려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고,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인 G70은 출시 4개월 만에 4554대 판매되며 중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를 필두로 코나와 G70 등 신차가 국내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며 “올해도 주력 차종들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신형 싼타페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 기아차, 우울했던 한 해

기아차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7.8% 감소한 274만618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달리 기아차는 국내외 시장 모두 부진했다. 내수 판매량은 2.5% 줄어든 52만1550대, 해외 판매량은 9% 감소한 222만4638대로 집계됐다.

연초부터 모델 노후화의 약점이 드러났다. 기아차 주력 모델인 K시리즈 세단을 비롯해 강점을 보였던 RV 모델 역시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기에 소비자들로부터의 외면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기아차 역시 중국에서는 사드, 미국에서는 SUV 경쟁력 약화로 인해 해외 판매도 부진했다.

 

 

기아차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작년 7월에는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출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연이어 가성비를 앞세운 소형 SUV 스토닉을 내세우며 판매량 반등에 주력했다.

또 같은해 8월 출시된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쏘렌토는 12월까지 5개월 연속 기아차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르며 하반기 기아차를 이끌었다. 쏘렌토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7만8458대가 판매됐다.

대형SUV 모하비는 강력한 경쟁자인 쌍용차 G4렉스턴 등장에도 선전했다. 지난해 총 1만5205대가 판매돼 2008년 출시 이후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신형 K3와 K9 후속 모델, 니로 EV와 쏘울 후속 모델 등 주요 차급에서 신차를 출시해 재도약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권역본부의 책임경영체제 강화를 통한 글로벌 사업관리 체제 고도화와 적극적인 신차 투입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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