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제대로 ‘필(feel)’ 받은 모습이다. 결과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 비정유부문의 선전이 돋보인 것.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7.8% 증가한 것으로 2014년(21조3000억원) 이후 최대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보다 30.5% 확대된 1조26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2016년 9660억원에 이어 2연속 사상 최대다.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50대 50)으로 설립한 현대코스모의 영업이익(1154억원)까지 포함하면 1조38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율만 다소 흠이다. 8.1%에서 7.7%로 약간 하락했다.
시기적으로는 막판 뒷심이 돋보였다. 작년 4분기 매출의 경우 4조69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40.6%,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3.2% 확대됐다. 영업이익 역시 나무랄 데가 없었다. 각각 46.2%, 26.7% 늘어난 4015억원으로 작년 4개 분기 중 가장 좋았다. 영업이익률 역시 8.6%로 가장 높았다.
비정유부문의 선전이 돋보였다. 영업이익 412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9.2%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17.4%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부문의 비중 또한 2015년 8.5%에서 32.7%로 치솟았다.
무엇보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법인(60대 40) 현대케미칼이 본격 가동된 영향이 컸다. 합성섬유 및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혼합 자일렌 생산업체 현대케미칼은 26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의 64.8%를 차지하는 것이다.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부문도 선방했다. 영업이익률이 2016년 7.1%에서 2017년 6.1%로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은 8004억원에서 8490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쟁사들에 비해 고도화된 정유 설비와 중남미산 중질유 등의 도입을 통한 원가 절감 덕분이다. 또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정기보수 속에서 거둔 성과라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