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다섯 분기째 영업적자다. 적자폭도 3년만에 가장 크다. 수출 물량이 줄어든 탓에 회복은 커녕 적자만 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8088억원, 영업손실 313억원, 순손실 342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01.8%, 145.8% 불어났다.
또한 영업이익은 2016년 4분기 80억원 이후 5개 분기째 적자다. 손실 규모도 2015년 1분기 342억원 이후 가장 크다.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3.9%로 역시 2015년 1분기(-4.5%)이후 가장 낮다. 매출원가율은 작년 1분기 86%에서 올 1분기 88.9%로 악화됐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3만664대를 팔았다. 1년 전에 비해 10.4% 줄어든 판매량이다. 내수는 1.5% 줄어든 2만3988대, 수출은 32.4% 감소해 6676대에 그쳤다.
쌍용차 측은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렉스턴 스포츠' 출시 영향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는 성공했다"며 "그러나 환율 하락과 신차 출시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내수에서는 'G4 렉스턴' 4019대, '렉스턴 스포츠' 8214대 등 렉스턴 브랜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81.9% 증가했다. 대형 SUV 판매 비중도 51%로 확대됐다.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건 '티볼리'로 총 9994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9% 줄어든 실적이다.
쌍용차가 손실 확대 원인으로 지목한 환율은 작년 1분기 달러-원 1154원에서 1072원으로 7.1% 하락했다. 수출 물량이 기본적으로 감소한 것에 더해 원화로 환산되는 수출매출이 이 만큼 더 줄어들게 된 것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렉스턴 스포츠로도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수출 물량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 G4 렉스턴 인도 CKD(반조립제품) 수출을 추진하고 브라질, 호주 등도 공략한다. 렉스턴이 단가가 높은 차종인 데다 시장 호응이 좋은 만큼 생산만 확보되면 손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코란도C 후속 신모델 출시도 추진중이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출시 이후 2만대가 넘는 누적 계약고를 올리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 해소를 위해 이달부터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하고 있다"며 "티볼리에 이어 판매를 주도하는 렉스턴 브랜드로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