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의 오너 유경선(63) 회장의 장남 유석훈(36) 유진기업 상무는 의심의 여지없는 유진의 후계자다. 33살에 핵심 계열사 유진기업 이사회에 합류할 정도로 유진의 승계 작업 속도는 가파르다.
상대적으로 지분 승계가 더딘 편이기는 하지만 마냥 손 놓고 있지는 않다. 향후 승계 재원으로 쓸 만한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적지 않아서다. 개중에는 계열사들이 든든히 뒤를 받쳐주는 개인 소유회사도 있다.
▲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
4일 유진그룹에 따르면 사실상 지주회사인 유진기업에 대해 최대주주 유경선 회장(11.9%)을 비롯한 대주주 지분은 40.0%다. 유 회장과 일가 13명 33.2%, 계열 주주사 3곳 6.8%다. 이 중 유석훈 상무 지분은 3.2% 정도다.
하지만 유 상무는 유진기업 외에도 현재 5개 계열사 지분을 소유 중이다. 우진레미콘(이하 지분율 45.0%), 선진엔티에스(100%), 유진에너팜(32.8%), 당진기업(3.3%), 천안기업(0.3%) 등이 그 면면이다.
우진레미콘은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레미콘 제조업체다. 2013년 7월 설립된 곳으로 원래는 개인 소유였다. 이를 지난해 4월 유 회장 일가 7명이 지분을 전량 인수, 유진 계열로 편입했다.
1대주주가 지분 45%를 가진 유 상무다. 이어 유경선 회장의 두 딸 유정민씨와 유정윤씨가 각각 12.5%, 부인 구금숙씨가 10%를 보유하고 있다. 유 회장 직계가족 지분이 80%다. 이외 20%는 조카 3명 몫이다.
우진레미콘은 작년 말 총자산이 142억원이다. 매출은 2016년 316억원에 이어 지난해 37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순익은 각각 21억원, 17억원을 올렸다. 결국 우진레미콘에 대한 유 상무의 등장은 향후 후계 승계를 위한 자금줄과 결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비록 아직은 외형이 보잘 것 없지만 앞으로 돈이 될 만할 것으로 점쳐지는 계열사 또 있다. 유 상무가 유일 주주로 있는 선진엔티에스다. 2005년 7월 설립된 도로 화물 운송을 주력으로 하는 물류업체다. 유진 계열로 편입된 시점은 2016년 4월이다.
선진엔티에스의 경우 유진 계열사들의 든든한 지원도 받고 있다. 총자산 40억4000만원 정도인 선진엔티에스는 작년 매출 159억원에 순익 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중 유진기업(28억3000만원), 우진레미콘(17억4000만원) 등 계열 매출이 29.6%에 이른다.
유진은 2013년 리튬 이차전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분야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2013년 1월 설립된 업체가 유진에너팜이다.
하지만 설립 주체는 주력사인 유진기업이 아니다. 유진기업은 줄곧 10%의 지분만을 소유해왔다. 유진기업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을 지낸 양원돈 대표(37.2%) 다음으로 단일 2대주주가 32.8%를 가진 유 상무다.
다만 유진에너팜은 초기 거창했던 것과 달리 요즘 사업은 시들해 작년 매출이 3억82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나눔로또 ESS컨설팅 용역(2억3700만원), 유진초저온 전기공사(7200만원) 수입으로 사실상 계열 내무거래에 의한 것이다. 유진에너팜은 작년 순익은 7억4200만원을 기록했다.
유석훈 상무는 청운중, 경복고, 연세대를 졸업했다. 유진자산운용과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AT커니에서 근무했다. 2014년 유진기업에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지원실 총괄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3월에는 사내 등기임원에 선임,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유경선 회장은 등기임원이 아닌 까닭에 오너 일가 중에서는 유 상무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