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이 벗겨지자 여기저기 나즈막한 탄성이 터졌다. 강하고 웅장하며 품격 있어 보이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않는다. '에쿠스'나 'EQ900'이 권위 있는 회장님을 위한 차라면 'G90(지 나인티)'는 매력적인 최고경영자(CEO)의 차다. 수평 구조를 중심에 두고 뻗어나간 우아하고 부드러운 곡선은 차 자체도 돋보이게 하지만, 거기서 내리는 사람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평가다
▲ 제네시스 'G90'/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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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인'G90(지 나인티)'가 27일 출시했다. 현대차는 2015년 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선보인 EQ900를 3년만에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하면서 해외 판매명이었던 G90로 이름을 통일했다. 'G80', 'G70' 등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도 더 확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G90는 1999년 출시한 에쿠스의 명맥을 잇는 현대차의 기함(플래그십) 초대형 고급 세단이다.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공식 출시행사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 과 최첨단 기술을 G90에 집중적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G90는 확 바뀐 디자인, 차별화된 편의성, 안전성, 주행 성능 등을 바탕으로 지난 12일부터 11일간 실시한 사전계약을 통해 총 6713대가 이미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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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이 신차 수준으로 변화했다. 외장과 내장에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라는 개념을 충실히 담고자 했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수평적인 구조(Horizontal Architecture)의 실현을 통해 안정되고 품위 있는 자세와 웅장하지만 위압적이지 않은 느낌이 살도록 했다.
또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요소인 ' 지-매트릭스(G-Matrix)'가 전조등·후미등(헤드·리어 램프)와 전용 휠에 적용됐다. 강한 선과 풍부한 볼륨감, 균형 잡힌 비례로 고급스러움을 부각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모델보다 커지고 아랫부분이 뾰족해진 크레스트 그릴과 앞에서 옆을 지나 뒷부분까지 한 선으로 이어지는 램프 디자인도 독창적이라는 평가다. 외장은 ▲포르토 레드 ▲골드코스트 실버 ▲화이트 벨벳 매트 등 대형 세단에서 잘 보지 못하는 새로운 3가지 색상을 포함해 총 9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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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세단의 중요한 요소인 정숙성을 대폭 개선했다. "정숙성 만큼은 벤츠, BMW, 렉서스 등 다른 어떤 브랜드의 차보다도 낫다는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 말이다.
소음을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소음을 없애는 기술이 동원됐다. 차내로 들어오는 소리의 반대 위상의 주파수 음원을 쏴 능동적으로 소음을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Active Noise Control)'이다. 현대차에는 처음 적용됐다. 또 신소재 사용과 구조 변경으로 잡음을 최소화했다.
또 언제 어디서든 보호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안전성을 강화했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연결성, 편의성도 종전보다 한차원 높였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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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90는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모델로 판매한다.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7706만~1억995만원, 3.3 터보 가솔린 8099만~1억1388만원, 5.0 가솔린 1억1878만원이다.
모델별 공인인증 복합연비는 1리터 기준 3.8 가솔린 8.9km(18인치 2WD기준), 3.3 터보 가솔린 8.8km(18인치 2WD기준), 5.0 가솔린 7.3 km(19인치 AWD기준)다. 다만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타력 주행 때 변속기가 자동으로 중립화하는 '지능형 코스팅 중립제어' 기능이 있어 실도로 연비는 2~3% 높다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