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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구름'에 꽉 막혔던 하늘길

  • 2019.02.15(금) 17:41

[어닝 2018]항공 리그테이블
몸집 경쟁...FSC·LCC 사상 최대 매출 경신
유가 상승 여파 영업익 줄하락

지난해 국내 항공 업계는 어느 해보다 더 많이, 더 멀리 날았다. 매달 정점을 갱신하는 여객 수요에 맞춰 항공기를 늘리고 장거리 위주의 노선 확대에 주력한 결과다. 대형 항공사(FSC) 업계는 역대 매출고를 경신했고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매출 1조원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두 FSC는 물론, 수년간 고공행진을 이어온 LCC 업계도 지난해만큼은 '고유가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국적 5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영업이익률이 5% 이하로 뚝 떨어졌다.

참조: 블룸버그, 삼성증권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두 국적 FSC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합작 매출은 19조5017억원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3% 감소한 870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2.4%포인트 감소한 4.5%를 기록했다.

성장세를 이어온 LCC 업계도 수익성은 나빠졌다. 상장사 LCC(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의 지난해 매출은 2조4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5% 감소한 209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두 자릿수를 지켜오던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로 급감, 8.6%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매출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한 건 '유가상승'의 뭇매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5월을 기점으로 70달러로 오르더니 지난 10월 3일에는 84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비는 일제히 상승했다.

◇FSC, 유류비 부담에 영업이익 '털썩'

항공업계 시장점유율 1위의 대한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액이 12조 6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국내외 여행수요 증가 및 신시장 개척과 미국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 시행으로 장거리 항공 노선을 늘린 결과다.

반면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6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급감했다. 유가 상승 여파로 유류비가 같은 기간 6779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 평가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차손실까지 발생, 8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6조8506억원을 기록했다. 8분기 연속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수요 호조와 신규 노선 안정화, 장거리 수요 증가로 유럽 및 미주 등 장거리 노선 확대가 주효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역시 유가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4% 감소한 1783억원을 버는 데 그쳤다. 국적 5개사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비상하던 LCC도 수익성 타격

'고유가 폭탄'은 그동안 비상하던 LCC의 날개짓도 주춤거리게 했다. 항공기 도입과 중장거리 노선까지 겨냥하며 업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맞았지만, 수익성 악화로 그 빛이 바랬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LCC 시장점유율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594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30% 늘어난 수치다.

제주항공은 지난 한 해만 8개의 기단을 새로 들여온 데 이어 신규 노선도 22곳이나 늘렸다. 이로써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39대로 늘었고 노선도 67개로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1013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분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수치다. 하지만 매출 성장세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작년 4분기는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 당시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3%나 급감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빠진 건 2016년 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작년 10월 고점을 찍은 유가 여파에 비수기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대한항공과 같은 한진그룹 계열 LCC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1조10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인기 노선 위주로 대형 항공편을 투입하고 비경합 단독 노선과 장거리 노선을 신규 취항한 결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국적 LCC 세곳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진에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15억7107만원으로 전년 대비 36.5% 감소했다.

국제 유가상승과 함께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운항 차질에 배경이 있었다. 여기에 오너 일가의 '물컵 갑질' 사태 여파로 항공당국의 면허취소 검토 등 악재가 진에어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 2위 진에어를 맹추격하는 티웨이항공도 다소 부침을 겪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 731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같은 471억원을 기록하며 나름 선방했지만 매출 성장세에 비하면 부진했다는 평가다.

다만 진에어와의 격차는 크게 줄였다. 실제 티웨이항공과 진에어의 실적 격차는 2017년 매출 3043억원, 영업이익 498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790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으로 각각 15.5%, 56.0%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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