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작년 국제유가 상승 탓에 급격한 수익성 하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특히 4분기 기록한 1%대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행동주의(경영참여형)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로부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중심인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도 요구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매출이 13조242억원, 영업이익은 676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4년 3953억원이후 최근 4년중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5.2%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본체만 따로 본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작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12조65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라는 설명이다.
사업 주축인 여객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10% 증가한 7조7400억원이었다. 전반적으로 국내·외 여행수요 증가와 신시장 개척, 하반기 이후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 본격 시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 등이 긍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화물사업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7.2% 늘었다. 항공운송품목을 다변화하고 유연한 공급 조절로 수익성 위주의 영업전략을 편 게 효과적이었다는 자체 평가다.
그러나 수익성은 곤두박질쳤다.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692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27.6%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전년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수익성 실적은 연초 제시한 경영계획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간 목표를 매출 12조4100억원, 영업이익 1조700억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매출 목표는 넘겼지만 영업익 달성률은 64.7%에 그친 것이다.
여기엔 유가 상승이 가장 큰 부담이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유류비가 6779억원 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크게 늘어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연간 순손실로 연결 기준 1676억원, 별도 기준 80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연말 평가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차손실 발생과 이자비용 증가 등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기준 외화환산차손은 36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말 1071.4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이 작년말 1118.1원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작년 4분기만 따로 보면 수익성 악화는 더 심각했다.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4분기 사상 최대인 3조298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14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200억원)대비 81.2% 급감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1.3%에 그쳤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전년동기 대비 1700억원 가량 늘어난 유류비, 연말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임금 소급분 지급 등으로 이익이 줄었다'며 "항공권 마진이 큰 극성수기 추석연휴가 작년에는 3분기 있었지만 2017년에는 4분기에 있었던 점도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영업 환경이 작년보다는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13조23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제시했다. 외부 경영 환경 기준은 유가 갤런당 2달러(200센트), 환율 달러-원 1150원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