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항공은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며 6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당기순손실은 더 심각했다. 당기순손실은 6000억원을 넘기며 11년만에 최대 손실규모를 기록했다. 한·일 갈등, 미·중 무역갈등, 홍콩 시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글로벌 화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2619억원으로 2018년보다 59.1%(3783억원) 감소했다.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당시 역사·영토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대한항공은 적자에 빠졌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원인도 환경적 요인이지만 이번엔 더 복합적이다. 한·일 갈등 뿐 만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홍콩 시위 확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졌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은 12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직전분기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대한항공 별도기준 매출은 12조3000억원으로 2018년보다 2.8%(3555억원) 줄었다. 여객 매출(7조7675억원)은 일년전보다 0.4% 늘며 선방했지만 화물 매출(2조5574억원)이 15.1%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12조91억원으로 2018년보다 0.2% 늘어나는데 그치며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했다.
결국 지난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은 비용 문제가 아닌, 급감한 화물 매출 탓이란 결론이 나온다. 매출이 준 만큼 이익이 줄었기때문이다.
지난해 화물사업의 노선별 매출을 보면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이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 감소율은 미주 16%, 구주 20%, 동남아 9%, 일본 9%, 국내 14%, 대양주 14% 등이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더 악화됐다.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은 6249억원으로 2018년보다 4392억원의 손실이 더 늘어났다. 2008년(-1조9174억원) 이후 11만에 최악의 성적표다.
지난해 별도기준 당기순손실도 5708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은 순이자비용 5059억원, 외화환산차손실 3758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적이 악화된 대한항공은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을 연내에 매각하기로 했다.
7일 열린 지주사 한진칼 이사회에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LA 윌셔그랜드센터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 호텔 사업성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