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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항공사]①사상최대 승객, 사상최악 적자

  • 2020.02.18(화) 10:35

작년 항공사 8곳 역대 첫 '모두 손실' 현실화
역대최대 승객탔지만 푯값 떨어져…출혈 경쟁
글로벌 분쟁에 수익노선 불똥…환율 부담 커져

지난해 사상최대 여객 수를 기록하고도 국내 항공사 8곳이 모두 손실을 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에어서울이 취항하며 8개 항공사 체제가 갖춰진 2016년 이후 국내 항공사가 모두 당기순손실을 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항공사의 당기순손실은 아시아나항공 8378억원, 대한항공 6249억원, 에어부산 912억원, 진에어 542억원, 티웨이항공 433억원, 제주항공 341억원 등이다.

업계는 오는 4월 실적이 공개되는 비상장사 에어서울과 이스타항공도 적자가 거의 확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에어서울은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109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상장사 이스타항공은 작년 결손이 700억원이 이를 것으로 추정(NH투자증권)되고 있다. 2018년 결손금이 26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당기순손실은 약 434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 승객 늘었지만 표값 떨어져

지난해 모든 항공사가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항공 여객 수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은 1억2336만6608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 늘었다. 운항도 72만3592편으로 4.6% 증가했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현실의 원인은 출혈경쟁에 있다. 8개 항공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제주도보다 베트남 가는 비행기가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출혈 경쟁으로 푯값이 싸지면 항공사 수익성은 악화됐다.

예컨대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 1위 제주항공은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km당 운임(Yield)은 9센트로 일년전보다 7.6% 떨어졌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은 34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던 격이다.

국내 1위 대한항공의 작년 여객 매출도 7조76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4% 늘었다. 하지만 km당 여객 운임(Yield)은 93.3원으로 3.3% 줄었다. 승객은 늘었지만 푯값은 떨어졌단 얘기다.

진에어의 km당 운임(Yield)도 68원으로 일년전보다 9%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탑승률이 높다고 항공사 수익성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래싸움에 등 터진다

예상치 못했던 정치적 상황이 세계 곳곳에서 터지면서 일본 등 주요 수익 노선도 타격을 받았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일본 여객수는 1896만2610명으로 2018년보다 11.7% 감소했다. 특히 소형기종으로 단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LCC가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의 일본 매출은 작년 1분기 933억원에서 4분기 302억원으로 68% 줄었다. 작년 4분기 진에어 일본 매출은 1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 급감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작년 항공화물은 427만톤으로 2018년보다 3.8% 감소했다. 불똥은 화물 매출이 많은 대형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에 튀었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2조55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1% 감소했다. 여기에 km당 화물 운임(Yield)은 341.8원으로 일년전보다 5.9% 줄었다. 화물물량도 줄고 단가도 싸졌다는 얘기다.

◇ 환율 10원 오르면 850억 평가손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환율도 요동쳤다.

외화 결제 비중이 높은 항공사는 환율 변동에 민감한 편이다. 대한항공은 환율 10원이 변동되면 약 8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외화환산차손실은 3758억원에 이르렀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405억원(별도 기준)의 외화환산차손실이 발생했다.

금융 부담도 커졌다.

항공사는 대당 가격이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대형항공기를 자체 현금이 아닌 리스나 차입금 등 방식으로 도입한다. 일정규모의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금융비용 탓에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인 것이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26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6249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것도 순이자비용(5509억원)과 외화환산차손익(3758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영업이익 9000억원은 벌어야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작년 순금융비용도 2821억원(별도 기준)으로 일년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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