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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모양만으로 대화를…' 삼성이 돕는 미래기술

  • 2019.04.10(수) 16:40

초박막 센서와 인공지능 활용
미래기술 연구과제 44개 선정

10일 열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기자간담회에서 연세대학교 유기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질병이나 사고로 말을 할 수 없는,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수화나 글, 표정 등이 전부였다면 앞으로는 얼굴에 붙이는 투명패치 한 장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입모양이나 안면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해 이를 목소리나 글로 바꿔주는 연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유기준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유 교수는 발성(發聲)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방법이 있지 않을까 궁리했다. 그 결과 피부에 초박막 센서를 부착한 뒤 센서에서 감지한 신호를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로 바꿔주는 방법을 착안했다.

지금도 근전도 센서(골격근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하는 장치)나 카메라로 사람의 입모양을 알아 맞히는 기술은 나와있다. 하지만 거추장스러운 선과 카메라 등을 달아야해 휴대성이 떨어지고 식별 수준도 단순한 음절 단위에 그친다.

유 교수는 "실리콘으로 만든 초박막 고민감도 센서와 인공지능의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적용하면 청각이나 발화(發話) 장애인들도 스마트폰 하나로 상대방과 의사소통하는 게 가능해진다"며 "의료분야는 물론이고 군사,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의 연구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다. 독창적이고 세상을 흔들만한 새로운 연구과제라면 연구비부터 특허취득, 연구교류, 창업과정 등을 전폭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인 김성근 서울대 교수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연구하기 때문에 실패는 당연하다. 실패를 감수할 용기가 없이는 새로운 바다를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517개 연구과제에 6657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한 인원은 교수급 1133명을 포함해 8657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43세 이하 젊은 연구자들의 비중이 50%가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 교수의 연구과제를 비롯해 44개 과제를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자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 질병치료와 밀접하게 관련된 '손상된 DNA 복구 메커니즘'을 연구하게 됐고, 정현석 성균관대 교수는 중금속과 유기물 등 다양한 수질 오염원을 한번에 정화하는 필터 연구에 나선다.

연구과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연세대 교수는 "미국과학재단(NSF) 등 첨단과학을 지원하는 기관에서도 충분히 펀딩받을 만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연구과제의 수준이 높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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