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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동 걸린 미국, 예열 마친 인도…중국은?

  • 2019.07.29(월) 13:58

현대차, 美 SUV 판매 가속..'호세 효과'도
기아차, 신공장 가동할 인도 기대감 '뿜뿜'
중국은 둘 다 더 악화…"구원투수 절실"

작년 역대급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현대·기아자동차가 올들어 점점 영업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 현대자동차는 일곱 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재달성했고, 기아자동차도 영업이익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넘게 늘렸다.

하지만 권역별로 들여다보면 온도차가 꽤 크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전세계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하고 최근 첫 권역본부장 소집회의를 가지기도 했는데, 여기서도 논의에 오른 권역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엇갈렸다는 후문이다.

◇ 현대차, '북미'서 분위기 살린다

현대차는 북미권역에서 다른 곳보다 강한 실적 호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34만3335대를 팔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를 2.5% 늘렸다. 2분기만 따지면 전년대비 판매 신장률은 2.9%로 높아진다. 전체 판매량이 작년 2분기보다 0.7% 늘어난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발군이다.

북미지역 상반기 판매량은 2016년 37만4060대에서, 2017년 34만6360대, 2018년 33만5048대로 줄어왔다. 연간 시장점유율도 2016년 4.4%에서 재작년 4%, 작년 3.9%로 밀렸다. 하지만 올 상반기 4.1%를 회복했고 연간으로는 4.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를 북미지역 '턴 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올들어 북미 판매 신장은 '코나'와 '싼타페'가 이끌었다. 상반기 코나는 3만7089대, 싼타페는 6만322대가 팔렸는데 각각 전년동기 대비 144%, 31% 늘린 판매량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국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출시를 앞두고 있어 기대가 더 부푼다. 소형 SUV 신차 '베뉴'도 가세한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기존 현대차와 차별화한 별도 판매망 구축을 마무리하면서 가속태세를 갖췄다. 지난 6월말까지 미국 50개주 전체에 333개의 딜러를 확보했다. 연말까지 딜러는 350개로 늘린다. 시장서 북미서 호평받는 'G70'를 비롯해 신차 'G90', 곧 선보일 첫 SUV 'GV80' 등을 앞세워 공격 판촉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현대차의 북미지역 호조는 지난 5월 북미권역본부장으로 영입한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lobal Chief Operating Officer), 미국판매법인장도 겸하고 있다. 그와 닛산에서 호흡을 맞췄던 랜디 파커 부사장도 함께 넘어와 미국 시장 회복에 불을 당기고 있다.

◇ 기아차, 인도서 불어오는 기대감

기아차 역시 미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상반기 기아차 미국 현지 판매는 30만4844대로 전년동기 29만3563대에 비해 3.8%늘었다. 2월 현지서 선보인 '텔루라이드', 작년 12월 내놓은 '쏘울'이 잘 팔린 덕이다.

유럽지역에서도 괜찮았다. 전체 시장 수요가 전년대비 3.1% 줄어들었지만 기아차는 1.6% 판매를 늘렸다. '니로', '스토닉', '씨드' 등이 '스포티지'의 판매 감소를 만회했다. 국가별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전년보다 많은 판매실적을 낸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 판매는 작년만 못했다.

하지만 미국, 유럽보다 하반기 기아차에 가장 기대되는 곳은 인도 권역이다. 인도는 현대차가 작년 55만대를 팔아 업계 2위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반면 기아차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연산 30만대 규모의 안난타푸르 공장의 가동을 시작해 전환점을 만든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인도는 가장 성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2014년 이후 연평균 7% 이상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 대수가 35대(2015년 기준 한국 447대, 중국 116대)에 불과할 정도로 잠재력도 크다. 작년에는 약 330만대가 팔렸고 올해도 340만~350만대 이상 팔릴 것이라는 게 기아차 예상이다.

지난달 말 현대차 양재사옥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올라의 바비쉬 아가르왈(Bhavish Aggarwal) CEO가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와 기아차가 '인도의 우버'로 꼽히는 차량 호출 서비스(Car Hailing) 기업 '올라(Ola)'에 3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도 이런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기아차는 새 공장에서 소형 SUV 신차 '셀토스'를 찍어 팔 예정이다. 셀토스는 국내에서는 연 4만대가 판매 목표지만 인도서는 11만대다. 출시 전 반응도 괜찮다. 기아차 재경본부장 주우정 전무는 지난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계획보다 인도 사전계약 반응이 좋아서 증량 생산하려 한다"며 "내년 수출 포함 18만대 이상 생산하게 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셀토스에 공기청정기 등 특화 사양을 갖춰 인도의 중산층급 이상 수요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조기 안착을 위해 올해 안에 인도 160개 도시에 265개의 판매 및 서비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인도 뭄바이와 델리, 벵갈루루 등 3개 도시에 정비인력 훈련원도 짓기로 했다.

◇ 둘 다 길잃은 중국..공장 더 줄일 수도

그러나 중국을 생각하면 답답함이 가시질 않는다. 현대·기아차 모두 회복의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도매판매 기준으로 현대차는 14만1000대, 기아차는 6만2000대를 팔았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1%, 30.7% 급감한 실적이다.

현대차 현지 합자사인 베이징(北京)현대의 지난 6월 출고판매는 5만5476대로, 작년 같은 기간(8만7052대)다 36.3% 감소했다. 기아차 현지합자사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는 6월 2만2111대를 출고했는데 이 역시 전년동기 대비 19.1% 감소한 것이다.

애초 현대·기아차는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체계) 여파에 따른 중국판매 부진을 일시적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기업설명회(IR)에서도 중국을 제외한 집계를 따로 내놓아 중국은 '특수 상황'임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부진이 길어지고 또 더 깊어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우정 기아차 전무는 "단기적 목표만 따라가다 중장기적으로 가야 할 길을 놓치게 된 것을 반성한다"며 "2~3년간 판매나 손익을 욕심내지 않고 답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판매 부진에 몰려 최근 베이징1공장을 폐쇄한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필요하다면 공장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여지도 열어뒀다. 구자용 현대차 글로벌 PR 담당 전무는 "생산능력 합리화와 판매망 체질강화, 신차를 통한 상품경쟁력 확보가 3대 전략"이라며 "중장기적 시장 개선으로 연간 100만대 판매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중국 사업을 획기적으로 재건할 자동차업계 거물을 권역본부장급으로 영입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외부 영입으로 쇄신에 가속이 붙은 북미권역처럼 중국에서도 거물급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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