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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2Q]현대차 'V자 반등' 환율 덕만은 아니다

  • 2019.07.22(월) 15:46

7개 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 재달성
판매 줄었지만 신차·SUV로 수익성 회복
美 '턴어라운드'..中 '바닥 없는 추락' 대조

현대자동차가 재작년 3분기 이후 넘지 못했던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일곱 분기만에 다시 넘어섰다. 작년보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0% 가량 낮아져 외화 수입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커진 배경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비교적 값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신차가 많이 팔리면서 실질적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고무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여섯 분기만에 영업이익 변동률을 '플러스'로 돌렸다. 이어진 2분기에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순이익 등 수익성 지표들을 더욱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작년말 던진 'V자 반등' 공언이 현실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순이익 9993억원의 실적이 잠정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30.2%, 순이익은 23.3% 늘린 성적표다.

2분기 판매량 자체는 줄었다. 이 분기 판매대수는 내수 20만156대, 해외 90만4760대 등 110만4916대로 집계됐다. 내수는 8.1% 늘었지만, 해외서는 10.1% 줄면서 전체적으로 7.3% 판매대수 감소를 보였다. 하지만 매출은 자동차 부문에서만 전년동기 대비 11.5% 늘어난 21조271억원을 기록하면서 근래 보기 드문 외형 성장을 이뤘다.

현대차 IR(기업설명회)팀장인 이철곤 상무는 "판매 물량 감소가 매출에 2570억원의 마이너스 영향을 줬지만 환율 효과로 3070억원이 더해졌고 특히 신차 및 SUV 출시로 인한 믹스(Mix) 개선 효과가 1조8640억원 나타나며 매출 신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반해 영업이익도 크게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869억원, 직전인 1분기에 비해서는 4129억원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전년동기 대비 0.8%포인트, 전분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에는 환율영향이 2640억원, 판매 믹스개선 효과가 4300억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1조390억원으로 전년동기 4510억원보다 130.3%나 늘었다.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4.9%까지 회복했다. 전체적으로 매출원가율이 전년동기 84.1%에서 올해 2분기 82.9%로 1.2%포인트 개선된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의 실적 개선은 특히 미국시장에서 돋보였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34만3335대로 전년동기 대비 2% 늘었다. (2분기 북미 권역 도매 기준으로는 4.2% 감소) 시장점유율도 4.1%로 0.2%포인트 개선됐다. 현대차는 하반기 '팰리세이드'를 신차로 가세해 작년보다 4.7% 많은 71만대를 미국에서  팔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가 올 하반기 미국에 선보일 대형 SUV 팰리세이드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깊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중국권역 도매판매는 14만1000대로 전년동기 21만7000대보다 35.1%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구자용 전무는 "중국시장의 부진은 비단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당장 무분별한 판촉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보다는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北京) 1공장 폐쇄와 같은 고정비 감소를 위한 생산능력 합리화, 딜러 관리를 통한 판매망 제질강화, 신차를 통한 상품경쟁력 확보 등을 중국 시장 3대 전략으로 삼고 있다"며 "중장기적 시장 개선활동을 통해 연간 100만대 판매를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상반기 누계(1~6월)로 현대차는 판매 212만6293대, 매출 50조9534억원, 영업이익 2조62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는 2011년 상반기(195먄8211대) 이후 가장 적지만, 매출은 2011년 회계기준 변경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의 수출 물량 증가와 원화 약세 등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보인 실적 회복세를 하반기 주요 신차들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판매와 경영 효율화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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