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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3Q]품질에 또 '헉'…현대차 다시 1%대 이익률

  • 2019.10.24(목) 15:06

영업이익 3785억원..세타2 보증에 6000억 비용
환율효과 빼면 작년 수준 '최악실적 재연'

다시 진바닥을 의심케 하는 성적표다. 현대자동차가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고 했던 작년 3분기 실적에 버금가는 분기 실적을 1년만에 또 내놨다.

세타2 엔진 품질 문제 때문에 또 수 천억원 대 비용이 들어갔다는 게 이유다. 다시 없을 일회성 비용이라긴 하지만 품질 관리 충당금이 반복되다보니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지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장부상 득을 본 걸 빼면 실질적인 영업도 작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게 더 뼈저리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본사에서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3분기(7~9월) 연결재무제표 기준 경영실적이 ▲판매(도매 기준) 110만3362대 ▲매출 26조9689억원 ▲영업이익 3785억원 ▲경상이익 4290억원 ▲순이익 460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와 견주면 판매는 1만7864대(1.6%)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조5351억원(10.4%) 늘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순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896억원, 667억원, 1545억원 증가했다. 순서대로 31%, 18.4%, 50.5%의 증가율이다.

수익성 지표들이 1년 전에 비해 나아졌지만 자체 평가부터 어둡다. 비교 기준인 작년 3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538억원)이후 9년 반만에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1년 전에는 영업 악화에 더해 미국 에어백 제어기 리콜 등 품질비용이 약 5000억원 반영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성장을 견인했던 국내 시장의 판매 감소, 인도 시장의 수요 급감 등의 영향으로 작년 3분기보다 도매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을 높이는 제품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세타2 GDi 엔진 관련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며 수익성 개선세가 일시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3분기 글로벌 판매는 국내 16만3322대, 해외 94만40대를 기록했다. 각각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1% 감소한 판매고다. 국내 시장에서는 '그랜저' 등 주력모델 노후화, 해외에서는 중국과 인도시장에서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북미 권역의 경우 22만8000대를 팔며 전년동기 대비 7.3% 판매량을 늘렸다.

매출은 자동차부문 20조6210억원, 금융부문 4조3670억원, 기타부문 1조981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작년 3분기에 비해 자동차는 1조9960억원(10.7%), 금융은 3269억원(8.1%), 기타는 2130억원(12%) 매출이 늘었다. 팰리세이드 등 SUV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와 미국 시장에서의 인센티브 절감, 환율 하락 등으로 등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증가했고, 금융 및 기타부분 매출도 미국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매출원가율도 전년동기 대비 1.3%포인트 개선된 83.6%를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부문 비용이 4조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나 늘었다. 여기에는 세타2 GDi 엔진 평생 보증 및 고객 만족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인한 약 6000억원의 비용과 임단협 타결 걱려금 등의 추가비용이 자리잡고 있었다.

세타2 GDi 엔진/사진=현대차 제공

그 결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에 비해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차곡차곡 증가세를 이어왔던 직전 2분기에 비해서는 8592억원, 69.4%나 급감했다. 전분기 영업이익률은 4.6%였지만 이 역시 3분기엔 1.4%로 떨어졌다. 약 10년만에 최악이었던 작년 3분기(1.2%)와 엇비슷한 수익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1조620억원, 영업이익률은 3.9%"라며 "품질 관리 비용 반영으로 단기적인 재무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 들어 3분기 누계 기준(1~9월)으로 ▲판매 322만9669대 ▲매출 77조9223억원 ▲영업이익 2조 44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판매는 4% 감소했지만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27.1%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3.1%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4분기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GV80' 출시,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 등이 더해지면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며 "지난 3분기 발생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기준으로 올해 연간 4%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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