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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도, 기아차도 '중국을 어찌할꼬…'

  • 2019.07.05(금) 09:05

[상반기 車시장]③제조사별 해외판매
5개사 해외 판매 311만대 ...전년비 6.1% 감소
사드보복 여진·미중 무역분쟁 여파..회복세 요원

작년 이맘때만 해도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조치를 해제하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해외 판매, 특히 중국시장 성적이 크게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돌았다. 기본적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기초 체력이 있었고, 중국 소비층을 겨냥한 신차 출시를 대거 앞두고 있어 판매 회복은 시간 문제인듯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우여곡절 끝에 사드보복 조치는 해제됐지만 중국 정부가 또 다시 '자차산업 활성화'와 '수입차 환경 규제'라는 뒤끝을 보이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미·중간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올 상반기 국내 5개사의 해외 판매는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자동차 등 5개 완성차 업계의 올 상반기 해외 판매 규모는 총 311만2878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331만449대 보다 6.1% 감소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해외 판매량이 급감했던 2017년 상반기 317만8998대 보다 3% 더 줄어든 규모다.

저조한 실적은 1분기(1~3월)부터 감지됐다. 5개사의 1분기 해외 판매 규모는 149만7714대로, 작년 1분기 155만4397대 보다 3.7% 줄었다. 이후 각사별로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2분기(4~6월)들어 감소세는 더욱 짙어졌다. 2분기 해외 판매량만 161만5164대로, 전년 175만6052대 보다 9% 덜 팔렸다.

맏형인 현대차부터 흔들렸다. 현대차가 지난 상반기 해외 시장에 판매한 자동차 수는 총 174만3498대로, 작년 같은 기간 188만7149대 보다 14만3651대(7.6%) 덜 팔렸다. 판매 대수로만 보면 5개사 중 감소분이 가장 크다.

미국시장 판매는 모처럼 반등했으나 중국과 터키 등 신흥국의 판매가 감소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특히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사드 보복 조치가 끝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 좀체 반등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드 보복이 절정에 달했던 2017년 상반기 180만69대보다 판매량이 더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경우 올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21만7135대로, 전년동기보다 2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까지만 해도 작년 같은기간보다 6.8% 늘어나며 모처럼의 회복세가 기대됐지만, 3월 8.9%, 4월 28.5% 감소하며 부진의 부진을 거듭했다.

사드 보복이 끝난 뒤에도 자국 자동차 산업 활성화와 환경 규제 등 중국 정부의 정책이 시작되면서 현지 현대차 공장 가동률은 물론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사업 본사 조직을 현지에 전진배치하는 한편, 베이징 1공장을 가동 중단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판매에 돌입한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각 시장별 상황과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신차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꾸준한 판매 증가를 이루어 나갈 것"이라며 "권역별 자율경영,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 실적을 회복하고, 미래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현대 3공장 의장 라인/사진=베이징현대

1분기까지만 해도 나홀로 상승세를 타던 기아차도 2분기 판매가 흔들리면서 상반기 전반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기아차의 올 상반기 해외 판매량 규모는 111만141대로, 지난해 상반기 111만8708대 보다 0.8% 감소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등 주요시장의 산업수요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3만4701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리오(프라이드)는 2만4529대, K3(포르테)가 2만3753대 팔리며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공격적인 신차 출시, 신흥시장 본격 공략, 친환경차 글로벌 리더십 확보 등으로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판매 모멘텀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의 상반기 해외 수출 선적량은 총 19만5574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20만 3889대) 보다 4.1% 감소한 수준으로 내수만큼 부진한 반기를 보냈다.

차종별로는 레저용차량(RV)이 12만7361대로 가장 많이 팔렸지만 작년 상반기보다는 선적대수가 8.0% 줄었다. 소형 승용차는 같은 기간 71.6% 감소한 1026대, 중대형 승용차는 17.6% 줄어든 4274대를 선적하는 데 그쳤다. 유일하게 경승용차만 전년 대비 17.3% 증가해 총 6만2913대가 선적됐다.

르노삼성은 5개사중 가장 어려운 반기를 보냈다. 6개월간 총 4만9338대를 수출했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 8만5098대의 절반에 불과했다.

SM6·SM3·QM6·로그 등 총 4종에 대한 해외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SM6과 SM3가 올 상반기 한대도 팔지 못했다는 뼈아팠다.

대표모델인 QM6의 상반기 판매량은 1만1188대로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르노삼성이 부산공장에서 만들어 해외 시장에서 판매하는 로그 역시 같은 기간 4만9338대를 파는데 그쳤다.

닛산로그 생산모습/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다행스러운 점은 1년간 끌어온 임단협이 가까스로 해결되면서 6월을 기점으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르노삼성의 수출을 주도하는 닛산로그가 전월 대비 108.6%증가한 1만186대를 기록, 하반기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내수 반등에 성공한 쌍용차는 해외 시장에선 여전히 고전했다. 올 상반기에만 총 1만4327대를 팔았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1만5605대 보다도 8.2% 감소한 실적이다.

쌍용차는 현재 총 6종(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코란도스포츠, 로디우스)을 수출 중인 가운데 해외 판매를 이끌었던 티볼리가 전년 대비(6324대) 13.9% 빠진 5448대에 그친게 가장 뼈아팠다.

코란도는 같은 기간 무려 63.2%나 감소하면서 판매 규모가 세자릿수(746대)로 내려 앉았다. G4렉스턴도 전년 대비 1000대 가까이 덜 팔리면서 2308대 판매에 그쳤고 코란도 스포츠와 로디우스 역시 지난해 상반기 4자릿수 판매고에서 올해 모두 세자릿수 대로 주저 앉았다.

그나마 체면을 살린건 렉스턴스포츠다. 지난해 상반기 818대 판매에서 올해 같은 기간 2752대로 236.4% 급증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수출 라인업 개편이 진행되면서 해외 수출이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는 다각적인 마케팅과 해외 론칭을 통해 글로벌 판매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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