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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9·3Q]기아차, 이제 불지폈는데…'세타2' 찬물

  • 2019.10.24(목) 17:28

셀토스·K7 판매 호조..美선 텔루라이드 선방
품질관리비 3100억원 영향 '호전' 늦어져

기아자동차가 벼르고 벼르던 하반기를 맞았지만 초라한 분기 실적을 내놨다. 올해 초부터 3분기를 실적 호전 시점으로 잡아 뒷심을 내겠다고 호언하던 기아차였다. 하지만 세타2 엔진 품질 문제로 3000억원대 비용을 쓰게되면서 바라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내에서 소형 SUV '셀토스'신차와 'K7',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이 종전 부진 만회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수익성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작년보다는 나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를 경영 정상화의 원년으로 만들기는 힘이 모자라 보인다는 평가다.

기아자동차는 24일 서울 양재사옥에서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을 열고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분기(7~9월) 매출 15조895억원, 영업이익 2915억원, 순이익 3258억원의 실적이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48.5%, 순이익은 9.4% 늘어났다. 3분기 1.1%포인트 상승한 1.9%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분명 숫자는 나아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갈등, 주요 지역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지속되며 전체적으로 시장 수요가 침체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졌다"며 "이러한 가운데서도 고수익 신 차종 판매 확대와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영향 등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년 3분기는 영업부진에 더해 품질관리비용으로 2800억원이 쓰여 기아차의 수익성이 고꾸라졌던 때였다. 직전인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4%, 순이익은 35.5% 급감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성적인 이유다.

작년과 비교해 판매량은 소폭 늘었다. 지난 3분기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도매 기준)는 69만1151대로 전년동기 대비 4180대, 0.6% 증가했다. 국내에서 전년대비 4.3% 증가한 13만 2447대, 해외에서 전년대비 0.2% 감소한 55만8704대의 판매고를 쌓은 결과다.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국내에서 9.3% 줄고 해외도 0.8% 감소, 전체적으로 2.4% 감소했던 걸 감안하면 3분기 들어 판매 회복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1~3분기 판매는 국내 37만5317대, 해외 166만8463대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9%, 0.6% 줄어든 수준이다. 글로벌 전체로는 204만3780대로 작년보다 1.4% 부진했다.

이는 3분기 국내에서 셀토스와 K7,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가능했다. 해외에서도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신차를 앞세운 북미와 '씨드' 판매가 호조를 보인 유럽에서 전년 대비 판매를 늘렸다. 셀토스 출시로 처음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도 8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반면 중국에서는 5만5000여대, 중남미에서는 3만1000여대로 작년보다 각각 20% 앞팎 줄어든 판매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판매량보다 더 크게 늘었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원화 약세(달러-원 환율 상승)로 장부에 적는 해외 판매 금액이 늘어난 효과가 컸다. 영업이익에도 환율 효과는 1420억원 가량의 플러스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대비 증가분의 대부분이다.

기아차 셀토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특히 이번 3분기에는 세타2 GDI 엔진 평생 보증 및 고객 보상 프로그램 등으로 인한 일회성 품질비용 약 3100억원이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영업이익을 줄였다. 기아차 재경본부장 주우정 전무는 "세타2 엔진 관련 일회성 비용 발생이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소모적 논쟁을 끝냄으로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은 42조405억원, 영업이익은 1조41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것이다. 누적 영업이익률은 1.5%포인트 상승한 3.4%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연말까지 국내 시장에서 셀토스, K7, 모하비 등의 판촉을 강화하는 한편 대표 승용 차종 'K5' 풀체인지 모델을 추가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조지아 공장의 텔루라이드 생산목표를 기존 연간 6만대 수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연말에는 북미에 셀토스도 투입한다.

주 본부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이지만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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