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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혁신]"규제샌드박스, 수요자 중심 운영해야"

  • 2019.08.19(월) 08:52

곽노성 한양대 특임교수 특별기고
"혁신성장에 꼭 필요…규제 체계 개혁도 이뤄져야"
28일 포럼서 '규제샌드박스' 관련 토론 주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성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과학기술과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뛰어난 인재가 필요하다. 이들이 자신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우리 혁신환경은 이들이 꿈을 펼치기 어렵다. 바로 과도한 규제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업이 국내에서는 금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법 개정없이 행정부의 판단 만으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제도다. 혁신성장에 꼭 필요하다.

시행 6개월 동안 81건의 과제가 승인되어 올해 목표(100건)의 80%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창업벤처 현장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사회적 갈등이 있는 과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심지어 별로 필요하지 않은데 정부가 신청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단순히 건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신속확인제를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속확인, 실증특례, 임시허가로 구성되어 있다. 신사업 시작의 기본은 적용되는 규제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신속확인은 바로 이것을 지원하는 제도다. 신속확인이 활성화되면 현행 규제 중 어떤 규제를 개선해야 할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실증특례와 임시허가 실적만 발표할 뿐 신속확인은 언급조차 없다. 오히려 컨설팅 절차를 두고 규제가 애매한 경우는 아예 신청부터 막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신속확인제도 활성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속확인에 소요되는 기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통상 30일 이내 답변한다고 알려져있는데, 실제는 이와 다르다. 30일은 규제담당부처가 산업부나 과기정통부에 답변하는 기간이다. 산업부나 과기정통부 자체적으로 검토하는 기간은 빠져 있다. 때로는 규제담당부처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회신도 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언제까지 정부가 답변할지 알 수가 없다.

둘째, 실증특례와 임시허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우리처럼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하는 영국이나 일본의 경우 실증특례 기간은 보통 6개월, 최대 1년이다. 이 기간동안 시험해보면 사업화가 가능할지, 필요한 규제는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상 2년이다. 이 기간은 임시허가와 같다. 그렇다보니 실제로는 실증특례와 임시허가의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수소충전소처럼 임시허가 대상을 실증특례 처리하기도 한다.

실증특례는 사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신설 규제 수요를 확인할 때 쓰는 제도이고, 임시허가는 필요한 규제 수요까지 모든 것이 확인되었지만 현행 법령을 정비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만큼 미리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엄연히 목적이 다르다.

특히 사업가에게 두 제도는 큰 차이가 있다. 실증특례를 받으면 사업화 할지를 지켜봐야 하는 것이고 임시허가는 사실상 사업화가 허용된 것을 의미한다.

셋째, 규제 샌드박스와 별개로 기존 규제 시스템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 샌드박스는 일종의 기업애로 개선 제도다. 기존 규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벤처업계가 체감할만큼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금융위원회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운영에 매우 적극적이다. 금융분야로 대상이 한정됨에도 정부 전체 규제 샌드박스 실적의 46%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부처를 압도하고 있다. 다른 부처 소관규제를 대상으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면서 조정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 산업부나 과기정통부와 대비된다. 그럼에도 금융규제가 선진화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른 어느 분야보다 금융분야는 규제가 과도하기 때문이다.

보통 다른 부처의 규제체계는 법,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의 4단계이다. 반면 금융분야는 고시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위 그림자 규제로 불리우는 행정지도와 자율규제가 있다. 금융회사의 자발적 협력에 기초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협력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 그렇다보니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금융회사는 없다. 사실상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다행스럽게 금융위원회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5월 규제개혁방안을 발표했다. 행정지도 39건 중 8건은 폐지되고 22건은 고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82건의 자율규제다. 정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금융 규제 개혁의 핵심은 핀테크라고 한다. 그래서 규제 샌드박스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핀테크라는 새로운 금융 분야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은행, 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업과 연계되어 있다. 금융업 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2%를 예상하고 있지만 1%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성장은 그만큼 절박하다. 규제 샌드박스와 함께 규제 체계 개혁을 통해 혁신성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 곽노성

※곽노성 한양대 교수는 오는 28일 비즈니스워치가 주최하는 '규제샌드박스, 골든타임을 잡아라' 포럼에 참석, 강연자들과의 토론을 이끌 예정이다. <☞ '2019 비즈워치 포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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