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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GS칼텍스 '의미없는 1등 경쟁'

  • 2019.11.13(수) 13:20

[어닝 19·3Q]정유 리그테이블
영업이익 9712억원…전년 대비 반토막
선두회사 실적하락폭 커…대외변수에 '신음'

정유업계 실적 버팀목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요약세, 중국 정유사의 설비 신증설 움직임이 두 회사 실적에 비수를 꽂고 있다. 두 회사 실적 하락폭이 워낙 커 '아래로의 경쟁'을 시현 중이다.

S-OIL과 현대오일뱅크도 선두 기업과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분기 대비 번 돈의 절대치는 늘었지만 예년에 비빌 수준이 못된다.

◇ 2분기 연속 '반토막'

비즈니스워치가 13일 집계한 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4개 정유사의 올해 3분기 매출(연결기준)은 총 32조856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기 대비 1.6% 늘었지만 전년동기대비 11.5%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4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7% 감소했다. 2분기 만에 1조원대를 회복한게 그나마 위안이다. 영업이익률은 3.2%로 전년동기 5.5%에서 약 2.3%포인트가 날아갔다.

주축 정유사업이 부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소비심리가 얼어 붙은 상황에서 유가까지 하락해 재고 관련 손실로 실적이 더 악화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쓰는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9월 배럴당 61.13달러로 7월 63.28달러 대비 3.4% 떨어졌다.

정유사는 유가가 내려갈 경우 통상 손해를 본다. 과거 확보한 원유재고 가격과 제품가격 산정 시간차 때문이다. 정유사가 원유에서 뽑아내 파는 휘발유·경유·등유 등 정유제품은 최근 원유가를 기준으로 형성된다. 즉, 유가가 내려갈 경우 제품가격은 낮아지면서 원가는 유가가 높았던 시기를 반영하는 '악재'가 발생하는 셈이다.

또 다른 정유사 수익성 지표도 부진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3분기 배럴당 3.9달러로 정유사 손익 분기점이라 알려진 4~5달러대를 살짝 밑돌았다. 나들이 시즌이 도래하면서 전분기 1달러 대비 4배 가까이 오른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화학사업도 힘을 못 썼다. 합성섬유 원료 파라자일렌 가격이 지난해 10월 톤당 1284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이어가 올해 9월에는 38.3% 떨어진 792달러를 기록했다. 이르면 내년 중국 업체들의 설비 신증설 물량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가격에 미리 반영됐다.

◇ 주저앉은 SK와 GS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실적 부침이 특히 심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도합 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날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금액으로만 5000억원 상당을 잃으면서 GS칼텍스와 영업이익 격차가 전분기 3642억원에서 79억원으로 좁혀졌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2조372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7.3%, 영업이익은 60.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5.6%에서 2.7%로 곤두박질쳤다.

정유사업 부진이 컸다. 영업이익이 65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분의 1로 토막났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1936억원으로 같은 기간 44% 줄었다. 미래 성장동력 배터리 사업부문이 영업손실을 3분기 연속 줄여 427억원에 다다르며 그나마 선전했다.

GS칼텍스는 매출 8조8457억원, 영업이익 3222억원을 기록했다. 1년전과 비교해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49.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 6.5%에서 3.6%로 미끄러졌다.

정유사업 영업이익은 21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33.5% 줄어든 920억원으로 나타났다. 양대 사업 모두 일부 제품 이익이 개선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959%, 14.5% 늘었지만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다.

S-OIL은 1분기만에 흑자전환해 3위 자리를 탈환하며 체면치레했다.

S-OIL은 매출 6조2345억원, 영업이익 2307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57.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4%에서 3.7%로 떨어졌다.

정유사업은 영업이익이 997억원으로 41.5% 줄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794억원으로 이 기간 22.2% 감소했다. 두 사업 모두 일부 설비 정기보수가 끝나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을 개선하며 그나마 분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5조3040억원, 영업이익 1578억원을 거뒀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4.6%에서 3%로 고꾸라졌다.

정유 및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56.2% 줄고 89.1% 각각 늘었다. 화학사업은 제품 구매처의 설비가동률 증가 등으로 인한 수요증가로 재미를 봤지만 정유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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