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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흑자궤도 올린 삼성SDI "북미 간다"

  • 2021.07.27(화) 17:03

[워치전망대]
매출 늘린 차 배터리, 여섯분기 만에 '흑자'
LG엔솔·SK이노 이어 미국시장 진출 공식화

삼성SDI가 올 2분기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9년 4분기 잠깐 흑자를 맛봤을 뿐 줄곧 적자였던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제대로 된 이익을 낸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이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발효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며 미국 진출 계획도 공식화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전기차 배터리 6개 분기 만에 '흑자'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4.4% 증가한 256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121.6%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평균치)보다 400억원가량 많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0.3%, 전 분기 대비 12.5% 증가한 3조334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다. 당기순이익은 28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04.4%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자동차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이 16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판매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1265억원이었다.

특히 이번 실적 개선에는 중대형 전지의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유럽 주요 고객을 상대로 한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2019년 4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였다가 올 2분기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며 "최초 흑자전환은 아니지만 적자를 상쇄할 만큼 유의미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배터리 사업은 1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누계로도 흑자가 됐다.

ESS는 미주 전력용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소형 전지의 경우 전동공구, 청소기 중심의 견조한 판매가 이어지고 신규 전기차용 프로젝트에 공급을 시작하며 원형 전지 매출이 확대됐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전지 매출도 증가했다.

전자재료 매출은 태양광(PV) 소재인 페이스트 사업 철수 영향을 받았다.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6225억원이었다. 다만 반도체 소재에서 고객의 웨이퍼 투입량이 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확대되는 등 호재가 겹치며 전 분기 대비로는 8.0% 증가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쑥쑥 크는 배터리…美 진출 공식화

삼성SDI는 하반기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 사업부문에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SDI 김종성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하반기는 자동차 배터리뿐 아니라 중대형 전지, 소형, 전자재료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경영환경에 여러 변수가 있지만 잘 대응하면서 당초 설정했던 경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대형 전지는 판매 확대와 함께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성 부사장은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좋은 젠3(Gen.3) 이상의 프로젝트 비중이 늘어나 제품 믹스도 수익성 측면에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전체로 봐도 상반기보다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3분기 출시 예정인 전기차 배터리 '젠5(Gen.5)'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젠5는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높여 주행거리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 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젠5 배터리는 현재 헝가리 신규 라인에서 차질 없이 준비 중"이라며 "3분기부터 BMW를 필두로 공급을 시작해 4분기부터는 자동차 전지 매출 신장에 기여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로 인한 부정적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종성 부사장은 "하반기는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OEM(완성차업체)들이 이산화탄소 규제 충족을 위해 전기차를 우선 생산하는 기조가 있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3대 축 중 하나인 미국 시장 진출도 늦지 않게 추진할 계획이다. USMCA에 따라 2025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부품 현지 생산이 불가피해지면서, 현지 진출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삼성SDI는 미국 등 해외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관련기사: 삼성SDI '해외투자'에 쏟아지는 관심(6월18일)

손 전무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환경 정책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강화돼, 향후 미국 배터리 수요는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운 단계지만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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