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중대형 전지 부문이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에 따라 주춤했지만, 소형전지 사업이 크게 성장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형 전지 사업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전기 자전거 용도 중심으로 성장했고, 파우치형도 삼성전자 등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오는 4분기는 반도체 쇼티지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젠5'의 탑재 증가에 따라 중대형 전지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사상 최대 실적…성장·수익성 모두 'OK'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37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11.4% 늘어난 3조4398억원, 당기순이익의 경우 74.7% 증가한 4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10.9%에 달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처럼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잡은 실적 덕에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좋은 실적을 축하한다"는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인사가 잇따랐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에너지 및 기타 부문'에 포함되는 소형 전지 사업의 성장 덕으로 풀이된다. 원통형 전지는 전기차와 전기 자전거 등 모빌리티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파우치형 전지는 주요 고객의 신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용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유안타증권은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부문 성장이 전사 실적을 견인했을 것"이라며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공급하는 '21700셀'(지름 21mm, 높이 70mm) 출하 증가와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 애플 아이폰13 시리즈 등 출시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및 기타 매출액은 2조74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46%나 증가한 201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을 받은 중대형 전지 사업이 주춤한 영향을 극복하게 했다.
전자재료 매출액은 6989억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2.9% 증가한 1717억원이었다.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덕이다.
반도체 소재는 SOH(Spin-On Hardmask) 등 고부가 제품이 성장했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매출이 증가했다. 편광 필름도 대형 TV용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4분기는 중대형 배터리 살아난다
오는 4분기는 중대형 전지 사업 성장이 기대된다. 자동차 전지는 반도체 수급 이슈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신규 제품 '젠5' 배터리 공급 확대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있다. 또 ESS(에너지저장장치)는 UPS(무정전전원장치)와 가정용 ESS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완성차들이 전기차 시장 선점과 이산화탄소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차에 반도체를 우선 배정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는 생산 차질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전기차에 대한 공급을 4분기부터 본격 확장해 당초 계획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도 "젠5 배터리는 헝가리 신규 라인에서 3분기말부터 양산해 BMW에 공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다른 고객으로 확대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소형 전지 또한 원통형 전지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원통형 전지는 전기차, 전동공구 분야 판매가 증가하고, 파우치형 전지는 해외 고객의 신규 스마트폰용으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관측했다.
전자재료 부문은 반도체·OLED 소재의 판매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삼성SDI는 "반도체 소재는 판매가 소폭 증가하고, OLED 소재도 스마트폰용으로 채용이 확대되면서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편광필름은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