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지주회사 ㈜이수가 1년 전 주력사 이수화학의 유상증자가 눈에 밟힐 법 하다. 지분 하락도 하락이지만 이수화학의 현 주가가 증자 당시에 비해 한 단계 레벨-업 되다 보니 당시 대거 팔아치운 ‘신주(新株) 딱지’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1일 이수화학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이수는 현재 지분 25.48%를 보유 중이다. 오너 김상범 회장(0.19%) 등 특수관계인 5명을 합하면 28.96%다. ㈜이수의 직접 소유 지분은 1년 전(35.22%)과 비교하면 9.74%p 낮아진 수치다.
㈜이수의 지분이 10%p 가까이 떨어진 데는 우선 최근까지 진행된 연쇄적인 전환사채(CB) 주식전환에 있다. 이수화학이 2018년 8월 사모방식으로 발행한 500억원어치로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전체의 84%인 420억원에 대해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것.
이수화학이 발행한 신주가 410만1552주(전환가 1만240원)에 달한다. 현 발행주식의 15.09%다. 이렇다 보니 보유주식에는 단 한 주의 변동도 없는 상태에서 30.01%→25.48%로 ㈜이수의 지분율 하락을 가져온 것.
한 가지 더 있다. 정확히 1년 전 이수화학 증자 또한 한 몫 했다. 이수화학은 작년 8월4일(납입일)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556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주에게는 보유주식 1주당 0.54주의 비율로 신주가 배정됐다. 주당 7130원(할인율 20%)에 신주 779만9742주가 발행됐다.
당시 이수화학 지분 35.22%를 갖고 있던 ㈜이수가 배정받은 몫은 206억원다. 한데, ㈜이수는 청약 전에 전체의 47%인 96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은 기관투자가 등에 처분했다. 이유야 있었겠지만, 이에 따라 110억원에 대해서만 청약이 이뤄졌다. 지분율이 35.22%→30.01%로 낮아졌던 이유다.
지분율 하락도 하락이지만 금전적 손해도 적잖다. 증자 당시 ㈜이수가 넘긴 신주인수권은 주식수로는 135만5000주다. 매각 대가로 손에 쥔 돈은 9억원 남짓이다. 주당 678원이다.
반면 이수화학 주가는 증자 이후 한 때 7820원(8월18일․이하 종가기준)까지 주저 않기도 했지만 10월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1만원을 훌쩍 넘어 오름세를 타더니 올해 초에는 1만6750원(1월7일)을 찍기도 했다. 뒷걸음질 치기는 했지만 지금도 1만1950원(29일 종가) 수준이다. ㈜이수가 처분한 신주인수권의 가치는 현재 161억원이다. ㈜이수가 56억원가량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이와 맞물려 주목받는 주주 또 있다. 고(故) 김우중 대우 회장의 3남1녀 중 장녀이자 김 회장의 부인인 김선정(57)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다. 현재 이수화학 지분 2.99%를 소유 중이다. ㈜이수에 이어 단일주주로는 2대주주다. 김 회장(0.19%) 및 두 아들 김세민(33) ㈜이수 전무(0.05%), 김세현(24)씨(0.10%) 등 오너 일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수화학 증자 당시에는 지분이 3.81%였다. 배정금액은 22억원가량이다. 반면 16억원만 청약했다. 김 대표 또한 신주인수권 중 6억원(8만964주)어치는 5500만원(주당 678원)을 받고 팔았다.
김 대표의 당시 매각한 신주인수권의 주식가치는 현재 10억원에 가깝다. 1년 전 신주인수권 매각으로 3억원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 보유지분이 3.81%→2.99%로 1년 전에 비해 0.82% 낮아진 배경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