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풍력발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잇단 '탄소중립' 선언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으면서죠.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 초 전남 신안군 임자대교에서 열린 해상풍력단지 투자 협약식에서 "우리나라를 2030년에는 해상풍력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두산중공업 등 국내기업도 잇달아 풍력발전 사업을 키우고 있어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이번 설명을 위해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자료를 참고했어요.
블레이드, 3개가 적합한 이유
풍력발전기의 기본적인 구조부터 알아보도록 해요. 크게 타워(Tower), 블레이드(Blade), 회전축(Shaft)과 주축(Main Shaft), 증속기(Shaft), 발전기(Generator) 등이에요. 다른 부품들도 많지만 핵심만 짚고 가도록 해요.
풍력 발전기의 겉모습을 보면 타워와 블레이드가 중심이에요. 타워는 풍력발전기를 지지해지는 구조물로 기둥 역할을 하고 있죠. 날개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는 바람 에너지를 회전 운동에너지로 변환해줘요. 바람이 블레이드 표면을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양력(Lift Force)으로 회전을 해요. 풍속이 낮은 지역에선 블레이드 길이를 늘여서 에너지 발생 효율을 높인데요.
일반적인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는 3개래요. 왜일까요? 바로 에너지 효율 때문이에요. 블레이드가 1~2개이면 바람을 받는 면적이 제한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많이 발생한대요. 그리고 3개일 때보다 회전도 불규칙하고 진동도 많이 발생한대요. 3개보다 많으면 무게 때문에 오히려 발전효율이 떨어진다네요. 발전효율, 비용, 안전성 등을 고려하면 최적의 조합이 3개인 거죠.
이제 내부를 볼까요. 회전축과 주축은 블레이드에서 얻은 회전 운동에너지를 증속기와 발전기에 전달해요. 증속기는 블레이드의 회전속도를 증가 시켜 발전기를 구동시켜요. 그런데 고장 발생률이 높은 부품 중 하나예요. 증속기가 고장나면 운전정지가 장기화될 수 있대요. 그래서 최근엔 증속기를 설치하지 않고 발전기에 설치되는 영구 자석의 극(Pole) 수를 늘려 회전속도를 증속하는 풍력발전기도 보급되기 시작했대요. 발전기는 증속기로 전달받은 기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죠.
발전기에서 변환된 전기에너지는 품질이 좋은 전기는 아니에요. 여기서 품질이 좋지 않다는 건 전압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야기예요. 바람이 항상 부는 게 아니니 생성되는 전기 품질도 일정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전력변환장치(Inverter)를 설치하는데요. 일정한 전압으로 변환시켜주는 역할을 해요. 전력변환장치를 통과한 전기는 다시 변압기로 이동해 발전소에 알맞은 전압으로 변압시킨 뒤 타워 내부에 설치된 전선을 통해 발전소로 송전 돼요.
육지보단 바다, 고정식보단 부유식
풍력발전기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설치해요. 어찌 보면 당연한 거죠. 풍속이 초속 3~13m/s 정도 돼야 최고출력을 발생시킨대요. 초속 20m/s 이상이 되면 안전상의 이유로 자동으로 작동이 멈춰요. 전기생산량은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는데요. 그래서 풍속이 빠르고 풍향이 일정한 곳이 적합해요. 이러한 이유로 풍력발전기는 풍속과 풍향이 비교적 일정한 고산지대나 바다에 설치해요.
풍력발전기를 육지에 설치하면 육상풍력, 바다에 설치하면 해상풍력이라 해요. 풍력발전 초기엔 육상풍력발전기가 주를 이뤘어요. 그러나 최근엔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요. 풍력발전기는 블레이드가 회전하는 과정에서 소음을 발생시키는데요. 육상풍력발전기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죠. 그리고 육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 또 다른 자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어요. 설치 과정에서 산림이 파괴되거나 자연경관을 해칠 수 있죠.
해상풍력은 설치 방식에 따라 고정식과 부유식으로 나뉘어요. 고정식은 콘크리트와 쇠기둥을 이용해 해저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이고 부유식은 수중에 떠 있도록 설계한 풍력발전기예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고정식 해상풍력은 수심 50~60m, 부유식 해상풍력은 50~60m 이상 수심에서 설치가 가능해요.
고정식 해상풍력보다 부유식 해상풍력이 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해요. 부유식 해상풍력을 건설하기 위해선 해양구조물을 건조하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상용화는 아직 덜 된 상태예요. 세계풍력협회의 '2020년 해상풍력보고서'에 따르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설을 설치한 나라는 영국, 포르투갈, 노르웨이, 프랑스 일본뿐이래요. 앞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이 주를 이룰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에요. 고정식보다 더 멀리 설치가 가능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먼 바다에서 더 많은 바람이 불기 때문이죠.
최근엔 국내 기업들도 해상풍력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있는데요.
가시적 성과를 내는 곳은 두산중공업이에요. 2005년부터 풍력 기술 개발에 돌입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거든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단지를 설계, 부품 공급, 설치까지 한 경험이 있어요. 2025년까지 연매출 1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죠.
삼성중공업은 최근 부유식 풍력발전 시장 진출을 선언했어요. 최근엔 9.5MW급 대형 해상 풍력 부유체 모델을 독자 개발하고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어요. 삼성중공업은 "해상 풍력 부유체는 삼성중공업의 대형 해양플랜트 수행 역량을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확장한단 의미"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동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고 밝혔어요.
철강업계도 풍력발전 시대를 대비하고 있어요. 포스코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 오스테드(Orsted)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요. 포스코는 그간 오스테드의 영국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등에 10만톤 이상의 강재를 공급했어요. 최근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 생산공장 건립을 위해 3년간 약 4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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