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교육업체 비상교육의 계열 3인방의 언제쯤 비상할 지 주목거리다. 계열사들의 벌이가 영 시원찮아서다. 이렇다보니 비상교육이 710억원이 넘는 지속적인 자금수혈에도 불구하고 죄다 자본잠식 상태다.
비상교육, 연결수익 본체의 ‘1/3 토막’
24일 비상교육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연결종속회사는 4개사다. 국내 법인으로 비상엠러닝, 비상교과서, 비상캠퍼스와 베트남 해외법인(Visang Vietnam Education) 등이 면면이다.
계열 정점에는 양태회(58) 비상교육 창업자가 자리하고 있다. 비상교육 최대주주로서 42.8%(특수관계인 포함 54.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경영 또한 비상교육 대표이사는 물론 비상교과서, 비상캠퍼스 등 3개 계열사의 대표로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비상교육은 올해 1~6월 별도 실적으로 매출 770억원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연결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거의 3분의 1 토막이다. 순이익 또한 35%(69억원·24억원) 정도다. 종속회사들이 본체 수익을 까먹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게다가 해외법인은 차치하고라도 상당수가 수년간 하나같이 벌이가 신통치 못하다. 죄다 자본잠식에 빠져 있을 정도다. 계열사들을 건사하느라 비상교육이 손이 뒷목으로 가는 이유다.
‘엠러닝’ 2017년 편입 이래 만년 적자
비상엠러닝은 초등 스마트러닝 브랜드 ‘와이즈캠프’를 운영하는 업체다. 2000년 9월 설립된 와이즈캠프닷컴이 전신(前身)이다. 2017년 7월 비상교육이 초등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했다. 현재 99.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계열편입 당시 투입한 자금은 76억원. 이후로도 2018년 9월~올해 4월에 10차례에 걸쳐 440억원을 출자했다. 특히 2019년 이후로는 거의 3개월 단위로 많게는 60억원, 적어도 30억원을 쏟아 부었다. 도합 516억원이다.
지속적인 자금 수혈의 이유는 뻔하다. 벌이가 신통치 않다. 비상엠러닝은 2018년 49억원을 시작으로 2019~2020년 130억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228억원 매출에 32억원의 순익적자를 냈다.
올 6월 말 현재 결손금이 350억원가량이다. 이런 까닭에 비상교육의 지속적인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비상엠러닝은 지금도 72%(자본금 496억원·자본총계 140억원)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교과서’ 2012년 간판 교체 뒤 매출이라 봐야…
비상교과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교과서 개발 및 영어 학습교재 출판 사업을 하는 계열사다. 원래는 독서·논술사업 진출을 위해 2005년 3월 설립한 비상에듀케이션이 전신이다. 2008년 8월 비상미디어, 2012년 2월 비상교과서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업종도 갈아탔다.
비상교육이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자회사다. 올해 1월 29억원 등 현재까지 비상교과서에 출자한 자금은 74억원이다. 반면 자본잠식비율이 58%(74억원·31억원)에 이른다.
비상교과서가 지난해 21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12억원의 순익적자를 낸 탓이다. 매출이라고 해봐야 이렇다 할 게 없다. 작년 1억원도 안 되는 매출에 올 상반기에는 아예 없다.
비상교육이 2019년 10월 42억원을 수혈한 것도 당시 완전자본잠식을 해소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까닭에 올 1월 추가 자본 확충에도 자본잠식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캠퍼스’ 간신히 벗어난 완전자본잠식
비상캠퍼스 또한 흑자를 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본금을 까먹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2005년 9월 강북이투스학원(옛 푸른학원)으로 설립된 뒤 2008년 7월 비상교육이 입시학원시장 진출을 위해 편입한 업체다.
대입 종합학원 및 기숙학원 ‘비상에듀학원’을 운영 중이다. 작년 매출은 10억원 정도다. 2016년 43억원을 찍은 뒤로 매년 예외 없이 감소 추세다. 작년에 순익이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1억원 남짓이다. 올 상반기는 각각 4억원, 8500만원이다.
비상캠퍼스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 게 불과 2년 전인 2019년이다. 반면 이후로도 벌이가 영 시원찮은 까닭에 현 자본잠식비율 98%(103억원·2억원)로 간신히 완전잠식을 면하고 있다.
비상교육이 계열 편입 당시 지분인수 및 유상증자를 통해 41억원, 2003년 72억원, 2019년 10억원 등 총 123억원을 출자하고 난 뒤의 모습이다. 비상교육은 비상캠퍼스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