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으로부터 쪼개져 나와 새로 출범한 SK스퀘어가 '4대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빗에 900억원을 베팅했다. 코빗 창업주인 유영석 전 대표의 지분을 전량 매입하며 넥슨 지주사인 NXC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SK스퀘어는 카카오 계열인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도 80억원을 투자한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가상자산과 메타버스를 첫 투자처로 낙점하고 SK그룹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영석 코빗 창업주 엑싯, 경영서 손떼기로
29일 SK스퀘어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900억원 규모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스퀘어가 인수하는 코빗 지분은 유영석 전 대표가 보유했던 구주 전량 및 이번에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신주다.
인수 후 SK스퀘어는 코빗 전체 지분의 35%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최대주주는 NXC로 지분 65%를 보유하게 된다. 코빗 창업주인 유 전 대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SK스퀘어는 코빗 지분 보유로 기업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빗은 올해 금융당국이 시행한 특금법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가상자산 사업자다. 업비트 등과 더불어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거래소로 꼽힌다.
SK스퀘어는 온마인드에도 80억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온마인드는 작년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3차원(3D) 디지털휴먼 제작사다. 이번 투자로 SK스퀘어는 온마인드 지분 40%를 보유하게 된다.
3D 디지털휴먼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각광받는 존재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디지털휴먼이 2D로 제작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휴먼 '수아'는 유니티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는 등 메타버스 셀럽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SK스퀘어, 첫 투자처로 가상자산·메타버스 낙점
SK스퀘어가 이들을 첫 투자처로 낙점한 데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견고하게 구축하겠단 의지가 반영돼 있다. SK가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코빗의 NFT(대체불가토큰)·메타버스 거래소 기술, 온마인드의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 등을 접목해 생태계를 고도화한단 계획이다.
아울러 SK스퀘어는 메타버스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검통 중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음원, 영상 등으로 가상 재화를 거래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이를 현금화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혁신을 이끌 ICT(정보통신기술) 영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SK스퀘어는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했다. SK스퀘어는 이달 SK텔레콤의 인적분할로 탄생한 투자전문회사로 SK하이닉스와 ADT캡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은 10조7000억원으로 예상 시총보다 2조원을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