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 기기의 화면을 터치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요. 그런데 터치 기술에도 차이가 있대요. 어떤 기술이 적용됐는지에 따라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는데요.
LG디스플레이의 독자 기술인 'AIT(Advanced Incell Touch)'는 대표적인 친환경 터치 기술로 꼽혀요.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이 기술로 국가에서 공인하는 녹색기술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는데요. AIT 기술이 무엇인지 LG디스플레이 뉴스룸과 블로그를 참고해 알아봤어요.
디스플레이 터치 기술은 터치 센서의 위치에 따라 외장형(Add on)과 내장형(Embedded)으로 나뉘어요. 터치 센서가 액정모듈(LCM) 밖에 자리하면 외장형, 안에 있으면 내장형이라고 하겠죠. 외장형은 터치 센서를 액정모듈 위에 부착하는 방식이에요. LCD(액정표시장치) 위에 터치스크린 패널을 별도로 붙이는 거죠.
내장형은 또 두 가지로 나뉘어요. 온 셀(On-cell)은 유리기판 위에 광학용 투명접착제로 투명전극필름을 덧붙이는 방식이고요. 인 셀(In-cell)은 이 과정이 유리기판 안에서 이뤄져요. 터치 전극을 디스플레이 패널에 내장하는 거예요. LCD와 터치스크린을 하나로 합친 형태인 거죠.
터치센서가 LCD와 일체화되면 커버 글라스도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두께가 얇아지고요. LCM 자체로 터치가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무게도 늘어나지 않아요. 외부 빛에 대한 표면 반사가 줄어든다는 장점도 있어요.
AIT는 말 그대로 인 셀 터치 방식을 진일보시킨 기술이라는 뜻이에요. 어떤 부분이 개선된 걸까요?
일반적으로 인 셀 터치 기술은 멀티 터치가 가능한 '상호 정전용량' 방식을 사용해요. 상호 정전용량 방식은 가로축·세로축 격자로 돼 있는 전극구조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정전용량을 측정해 변화를 감지하는 거예요. 덕분에 여러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러도 동시에 인식이 가능하죠.
하지만 AIT는 '셀프 정전용량' 방식을 사용해요. 셀프 정전용량은 기본 화소마다 한 개의 전극을 사용해 정전용량 변화를 읽어내요. 한 번에 하나의 터치만 읽어낼 수 있는 거죠. 두 점을 터치하면 한 지점만 눌리고 다른 지점에는 포인트가 생기는 예전 터치폰 기억나나요? 이게 셀프 정전용량 방식이 적용된 거예요.
이 때문에 예전에는 손가락 하나를 단독 인식하는 셀프 정전용량보다 여러 손가락을 읽는 상호 정전용량 방식이 더 우수하다고 인정받았었죠. 하지만 셀프 정전용량 방식은 동시 터치가 안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감도는 상호 정전용량 방식보다 훨씬 좋다고 해요.
LG디스플레이는 두 방식의 장점만 뽑아내기로 했어요. 그래서 셀프 정전용량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하나의 손가락만 인식하던 문제를 해결했어요. 전극을 블록 단위로 분할해 센서의 정밀도를 개선해 다중 터치가 가능하도록 한 거죠.
그 결과 기존 셀프 정전용량 방식의 장점인 감도를 우수하게 가져가면서도, 다수의 손가락을 사용할 수 있는 AIT 기술이 완성됐어요. 현재는 전자칠판, 키오스크, 사이니지, 자동차 등 프리미엄 터치 LCD 제품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죠.
AIT는 별도의 베젤 공간이 필요 없고 두께를 줄여 슬림한 디자인이 가능해지면서도, 터치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인데요. 제조 측면에서의 장점도 있어요. 터치 센서를 내장했기 때문에 공정이 단순해지고요. 투명전극필름이나 접착제 등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제조 비용도 절감돼요. 별도의 모듈 공정도 거치지 않아 패널생산업체가 터치스크린패널업체와의 협력 없이도 독자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대요.
산업통상자원부는 LG디스플레이의 AIT 기술에 대해 "혁신적이면서도,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이라고 평가했어요. 실제 AIT 기술을 공정에 적용한 결과, 7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해요. 이는 매년 약 5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에요. 더불어 희소금속인 인듐의 사용량도 최대 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