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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2, '안정적' 승차감-'불안한' 주행거리

  • 2022.01.25(화) 13:35

[차알못시승기]
깔끔한 외관·묵직한 승차감 인상적
짧은 주행거리·부족한 첨단기능 아쉬움

"이쁘긴 한데, 어디 브랜드야?"

폴스타2 시승을 앞두고 지인에게 차 사진을 보여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브랜드 자체가 낯설다보니 폴스타가 중국의 지리홀딩스와 스웨덴 볼보자동차가 합작한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라는 걸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 것이다.

국내에선 아직 신생 브랜드지만 해외에선 반응이 나쁘지 않다. 이미 전 세계 19개국 등에 판매 중인 폴스타2는 레드닷 등 각종 어워드에서 50여 차례 이상 수상했다. 국내에선 사전 예약을 실시한 지 약 2시간 만에 연간 판매 목표치(4000대) 절반인 2000대를 팔았다.

지난 20일 폴스타2를 시승했다. 서울 웨이브아트센터에서 출발해 하남에 위치한 카페를 찍고 다시 돌아오는 50km 코스였다. 군더더기 없는 외관과 탄탄한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짧은 주행거리,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는 첨단기능 등이 아쉬웠다.

시동 버튼 없는 폴스타2

폴스타2의 외관.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이날 시승한 폴스타2는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에 파일럿(안전기능)·퍼포먼스팩 옵션이 추가된 차량이었다. 외관부터 살펴봤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사전예약 1시간 만에 2000대가 팔릴 만했다. 부드러운 곡선이 이어진 차 앞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외관을 함께 둘러본 한 기자는 "깔끔하고 담백하다"고 평했다. 폴스타 관계자 역시 "폴스타2는 무엇을 더 덜 수 있을까를 고민한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폴스타2의 사이드 미러엔 프레임이 없다.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사이드미러부터 적용됐다. 사이드미러의 프레임을 제거했다. 이른바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다. 일반적인 차량에 장착된 유리와 똑같은 크기지만, 틀을 걷어내고 나니 유독 거울이 크게 느껴졌다. 폴스타 관계자는 "사이드 미러의 크기는 유지했고 부피만 30%가량 줄였다"며 "다만 디자인적으로 간결함을 강조하다 보니 거울의 크기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가 오는 날엔 어떨까? "디자인적으로 이쁘긴 한데 비가 오는 날에 빗방울이 사이드미러에 많이 맺히면 위험한 거 아닌가"라고 묻자 폴스타 관계자는 "사이드미러 안쪽에 열선이 있고 내부에 물이 빠지도록 설계가 됐다"고 답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내관도 깔끔했다. 백미러도 프레임리스 미러를 적용했다. 대시보드는 가죽 소재를 빼고 비건과 재생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친환경 소재가 가죽 재질보다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게 폴스타 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세련됨과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 실제 촉감도 다소 거칠었다.

전원 버튼이 없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차 문을 열고 운전자석에 앉으면 스스로 시동이 켜진다. 시트 내부에 달린 센서가 운전석에 탑승한 것을 스스로 인지해 차의 전원을 켜는 것이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면 전원도 알아서 꺼진다. 

아이오닉5보다 짧은 주행거리

폴스타2에 타서 "시승지로 안내해줘"라고 말하자 내비게이션이 스스로 목적지를 설정했다. 액셀을 밟자 전기차다운 정숙성을 유지한채 차가 스르륵 나아갔다.

승차감은 부드러움보단 탄탄함에 가깝다. 시승 전날 내린 눈으로 미끄러운 도로에서 폴스타2는 탄탄하게 중심을 잡고 나아갔다. 목적지를 향하던 도중 눈이 쌓여있는 공터로 차를 돌려 묵직한 시승감을 확인해봤다. 스티어링 휠 상태를 '단단하게'로 맞춘 뒤 미끄러운 노면 상태의 공터에서 이리저리 핸들을 꺾었는데, 차체 자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고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전달됐다. 

전기차 특유의 가속 능력도 빠지지 않았다. 시속 80km정도까지 가속이 빠르게 붙었다. 기자가 탄 차량이 2개 모터를 탑재해 더 가속이 빨리 붙는 듯했다. 폴스타 듀얼모터의 제로백은 4.7초, 싱글모터는 7.4초였다.

돌아오는 길엔 회생제동 모드를 '끄기'에서 '표준'으로 바꿔 주행해봤다. 폴스타2는 회생제동 단계를 '끄기-낮음-표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표준모드로 주행을 하자 페달을 뗄 때 감속되는 강도가 강했다. 전기차는 이 회생제동을 통해 얻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날 시승한 기자들 사이에선 "폴스타2의 회생제동 기능은 다른 전기차에 비해 강도가 강한 편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도 장점이다. 싱글모터 모델(5490만원)은 보조금의 100%를 지원받는다. 반면 듀얼모터 모델(5790만원)은 전기차 보조금의 50%를 지원받는다. 올해 정부가 5500만원 이하 전기차엔 100% 보조금을, 5500만~8500만원 미만의 전기차에겐 50%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폴스타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지만, '프리미엄'이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아이오닉5, EV6 등과 비교해도 특별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나 첨단기능들이 뒤처진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현재 폴스타의 경쟁상대가 테슬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소프트웨어, 첨단기능 등의 보완과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짧은 주행거리는 아쉬웠다. 폴스타2 듀얼모터 모델의 주행거리는 334km로 제네시스의 전기차 모델인 GV60의 퍼포먼스 모델(368km)보다 약 30km 짧은 편이다. 보다 더 긴 주행거리를 원하는 운전자라면 싱글모터(417km)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GV60의 스탠다드 모델(451km), 아이오닉5의 롱레인지 모델(429km)보다는 주행거리가 짧았다. 장거리 운전때 충전에 대한 불안감은 따라 다닐듯했다.

전기차의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듀얼모터를, 주행거리가 중요한 운전자에겐 싱글모터가 적합할 듯싶다. 회사 관계자는 "마력 면에선 모터가 두개인 듀얼모터가 앞선다. 그러나 주행 중 힘을 강력하게 발휘하다보니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다. 현재로서는 (모든 전기차가) 강력한 마력과 주행거리 두 가지를 만족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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