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표적치료제 신약개발 업체 보로노이가 '유니콘 특례 1호' 기업에 도전한다. 최근 2년 새 기술이전(L/O) 4건, 누적 거래 규모 2조원을 달성한 유망 기업이다. 지난 2019년 기술평가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시며 상장이 무산됐던 보로노이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보로노이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선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 2015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자가면역질환, 뇌암, 비소세포성폐암 등 항암 표적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한다. 하버드의대 다나파버 암연구소로부터 두 차례 기술을 이전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2년 동안 대규모 L/O 계약 4건을 달성한 유망주로도 꼽힌다. 누적 거래 규모는 2조 1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오릭파마슈티컬즈, HK이노엔,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언스 등에 전임상 후보물질을 L/O했다.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보로노믹스'다. 보로노믹스는 △화합물 선별 및 선택적 후보물질 도출 △신규 화합물 설계를 위한 화합물 생성 알고리즘 △뇌혈관장벽(BBB) 투과율 예측 알고리즘의 세 단계로 구성됐다.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수준의 실험(Wet-Lab) 데이터 축적 역량에 AI 모델을 접목해 후보물질 도출 기간을 통상의 3분의 1 수준인 1년~1년 6개월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표적 선택성'과 '뇌투과율'이 높은 인산화효소(키나아제) 정밀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인산화효소는 세포 안팎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신호 조절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비소세포폐암 등의 질병이 생긴다. 보로노이는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인산화효소 가운데 질병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와 결합하고 BBB를 투과할 수 있는 정밀치료제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임상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엔 교모세포종과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VRN-01'이 있다.
보로노이는 시장평가 우수 기업(유니콘)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유니콘 특례는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가 유니콘 기업 유치를 위해 신설한 제도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이 예상되는 기업은 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6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평가 A등급을 획득했다.
상장을 통한 공모 자금은 연구개발(R&D) 및 운영자금 투자에 활용한다. 또 오는 2024년부터 L/O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모 자금은 2022~2024년 중심으로 투자하고, 이후엔 L/O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보로노이는 다음달 24일과 2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후 최종공모가를 확정, 3월 7일과 8일 일반 개인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주식 수는 200만주로 100% 신주모집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5만~6만5000원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대표주관사다.
김현태 보로노이 경영부문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경험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에게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해 FDA 시판 허가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