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최대 기본급 45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달성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지급 비율 확대분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의 계획을 직원들 의견 청취 없이 곧바로 공지했다는 점에서 불통 논란을 키웠다.
최대 실적에도 기본급 450% 지급에 불만
28일 LG유플러스는 '2021년 경영성과급 결과 온라인 설명회'에서 올해 기본급의 45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년 400% 대비 50%포인트(P) 오른 수치다.
이에 대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선 LG유플러스가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성과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에서 직원들의 성과급 인상 요구가 계속되고 있고 LG화학 역시 직원들의 요구 끝에 역대 최고 수준인 평균 700% 성과급을 주기로 했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인상분이 미흡하다는 것이 직원들의 불만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유무선과 신사업 성장에 힘입어 1조원에 육박한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경영진의 소통 방식을 문제 삼는 글들이 나왔다.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명회에는 황현식 대표와 이혁주 CFO, 양효석 CHO 등이 참석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경영진은 평소와 달리 별다른 질의응답 없이 실시간 댓글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황 대표가 용돈을 빗대어 성과급 체계를 설명한 발언이 직원들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황 대표는 "450%를 어렵게 결정했지만, 직원들에게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라며 "성과급은 사상 최대 실적이 나와야지 주는 것이다. 목표에 달성하면 주는데, 과거보다 더 잘했을 때 달성했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예를 들면 집에 아이가 있는데 반에서 30등 했다고 특별 용돈 더 주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얼마나 더 향상됐느냐 갖고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성과급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직원들을 위해 성과급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더욱 높은 목표에 도전하고 보상도 많이 받는 선순환의 사이클을 설명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질의응답 없이 당일 지급에 불만 거세져
회사가 성과급 비율을 공지한 당일에 곧바로 지급에 나섰다는 점도 불만을 키웠다. 보통 성과급 지급 공지 이후 피드백을 받는 절차를 거쳐 다음날에 지급하는 것과 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선 "요식행위 같은 설명회"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LG유플러스 직원은 "전부터 기준급 산정 기준이 낮아 내부적으로 불만이 있었다"며 "많은 직원이 휴가를 간 연휴 전날 성과급을 공지하고, 설명회에서 아무런 답변 없이 당일에 바로 지급하는 게 평소 회사에서 강조하던 소통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요 기업에선 직원들의 요구로 성과급이 높아지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LG유플러스 직원들의 불만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성과급을 높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직원들은 격려금 200%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성과급 300%를 지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성과급 인상을 요구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에 기본급 300%와 초과 이익 성과급을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기본급의 10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발표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LG화학 역시 직원들의 성과급 인상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600%대에서 700%대로 지급 비율을 높였다. 최근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는 데에 LG화학 직원의 노력이 컸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