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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의향 살피는 금호석화, 역대 최대 배당 푼다

  • 2022.03.11(금) 17:05

1500억 규모 자사주 사들여 소각키로
2800억 배당 포함 총 4300억 주주환원
박철완 전 상무 제안에 반대 '표 대결로'

지난해부터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금호석유화학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주 매입과 역대급 배당 등 주주 친화정책을 펼친다.

석달전 315억원어치 자사주 소각에 나선데 이어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또 다시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다 28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에 나서기로 했다. 주주환원으로 총 4300억원을 투입키로 한 것. 이는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으로 박철완 전(前) 상무와의 표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석달만에 자사주 카드, 1500억 사들여 소각키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9월20일까지 15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사들여 소각키로 결정했다.

앞서 회사는 작년말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별도 기준 순이익의 5~10% 수준 자사주를 취득 및 소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별도 순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친 986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발표 내용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서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발행주식 3349만주(작년 9월 기준)의 17% 가량(559만주)인 자사주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작년말 회사는 석유화학 동종업체인 OCI와 각자의 자사주를 교환했다. 금호석유화학이 매각한 자사주 17만주는 비록 전체 발행주식의 1%에 못 미친 미미한 수준(0.56%)이나 OCI로 넘어가면서 의결권이 부활, 그 만큼의 우호지분이 됐다.

아울러 금호석유화학은 교환한 만큼의 자사주 17만주를 별도로 소각해 총 34만주의 자사주를 처분, 주가 부양에 나서기도 했다. 유통 주식수 감소를 통해 주식가치를 끌어올려 주주환원 정책에 나선 것이다. 

2800억 현금배당, 사상 최대 규모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활용과 별개로 주주 끌어들이기를 위해 역대급 배당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1만원(우선주 1만50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은 2809억원으로 전년(1158억원)보다 두배 이상 많은 금액이며 사상 최대 규모다.

여기에다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까지 합하면 금호석유화학이 제시한 주주환원 규모는 총 4309억원이다. 지난해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금액 대비 거의 4배나 늘어난 금액이다. 

회사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제시했다. 오는 2026년 연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전사 목표를 세우고 향후 5년간 3조5000억원~4조5000억원의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박 전 상무와의 표 대결을 의식해서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 전 상무는 작년 9월말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6.69%)과 그의 아들 박준경 부사장(7.17%)이 적지 않은 회사 지분을 들고 있으나 박 전 상무의 가계가 전체 1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표 대결에서 뚜렷한 우위에 있다고 보긴 어렵다.

박철완 전 상무와 주총 표대결 예고

박 전 상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총에도 자신의 사외이사 2인 선임안과 4200억원 규모 배당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회사와 박 전 상무는 이사 선임과 배당안건을 두고 맞붙었으나 사측 안건이 모두 통과되며 일방적인 승리로 끝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측은 박 전 상무가 제시한 배당안이 중장기 성장 계획을 추진하는데 부담스럽다며 반대하고 있다. 박 전 상무가 제시한 배당금액은 보통주 주당 1만4900원(우선주 1만4950원)으로 회사측 제안 금액보다 1.5배 많다.

회사측은 "주주제안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약 4184억원으로 지난 2018~2020년 3개년 배당 총액 합계의 약 2 배를 초과한다"라며 "(회사측이 발표한)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규모를 포함하면 약 57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요구되어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수준의 주주환원을 지향하는 회사의 주주환원정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코로나 장기화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계획 등 불안정한 상황에서 과도한 현금 유출은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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