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보니하니]로보락 로봇청소기 '넘사벽' 성능보다 중요한 건…

  • 2022.06.10(금) 17:48

먼지·물청소 올인원에 물걸레 세척까지
역대급 기능불구 부품결함,투박한외관 단점도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 도크 왼쪽에는 물걸레 세척 후 더러운 물이 모이는 오수통, 중간에는 깨끗한 물통, 오른쪽에는 먼지통이 장착돼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로보락은 중국 브랜드지만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꽤 인지도가 높다. 작년에는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모두 갖춘 올인원 로봇청소기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45%(로보락이 공개한 시장조사기관 GFK 발표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 판매 없이 온라인 플랫폼에서만 판매를 진행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올인원 제품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에서 봐도 점유율이 높다. 지난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규모는 2055억원 수준이었는데, 이중 로보락의 매출액은 약 48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3%(로보락이 공개한 GFK 발표기준)를 차지했다. 한국의 온돌문화를 고려해 물걸레 청소 기능을 강화하고, 먼지통 자동비움 등 소비자 편의 기능을 새롭게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로보락 측 설명이다.

올해도 로보락의 국내 시장 공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완전체' 로봇청소기를 내놨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다. 최상위 스펙의 전자기기에 쓸 수 있는 수식어를 모두 붙여놓은 제품명답게, 현존하는 청소기 기능은 다 갖췄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동시에 이뤄질 뿐만 아니라 충전소에서는 자동으로 먼지를 비워주고 걸레까지 빨아준다. 그야말로 완전체인 셈이다.

물론 옥에 티가 있기 마련이다. 요즘 감성과는 다소 동떨어진 검은색과 투박한 외관, 이보다 더 투박한 도크의 부피, 100만원이 훌쩍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대 등이다. 단순히 청소 성능만 보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기자처럼 운이 나쁘다면 불량품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로보락으로부터 S7 맥스 울트라를 약 2주간 대여받아 사용해봤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에 장착된 로봇청소기 로보락 S7 맥스V /사진=백유진 기자 byj@

힘좋고 똑똑한 청소도우미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는 로봇청소기 본체인 로보락 S7 맥스V와 본체 유지관리 기기인 엠티워시필도크(Empty Wash Fill Dock)로 구성돼 있다. 기존 모델인 로보락 S7 맥스V 플러스와의 차이는 자동 물걸레 세척 기능이다. 플러스 모델은 오토엠티도크(Auto Empty Dock)가 결합돼 자동 먼지비움 기능만 가능하다.

일단 로봇청소기 자체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로보락에 따르면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는 전작 대비 흡입력이 2배 이상 향상됐다고 한다.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분당 최대 3000번 진동하는 음파 진동 물걸레 시스템을 도입해 로보락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고 한다.

로보락 S7 맥스V는 빨래건조대를 넘는 등 힘좋게 집안 청소를 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로봇청소기 특성상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치워주지는 못했지만, 힘이 좋아 빨래건조대 등 꽤 높은 방해물도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청소의 범위는 꽤 넓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예약 청소를 걸어두니 집안이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지긋지긋한 머리카락과의 전쟁에서도 해방될 수 있었다.

이전에 사용해봤던 타사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 점은 장애물 회피 및 인식 능력이다. 전작과 비교해서 장애물 인식 정확도가 22% 높아지고 인식 속도는 70% 빨라졌다는 게 로보락 측 설명이다. 3D 구조광 스캐닝,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AI(인공지능), 라이다 센서, RGB 카메라 등을 탑재한 덕이란다.

로보락 S7 맥스V가 비스듬히 열린 문에 부딪히지 않고 청소를 하고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전작과의 직접 비교는 어려웠지만, 실제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켜 관찰해보니 사물을 인식해 피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비스듬히 열려 있는 문에 부딪히지 않고 절묘히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사람이 조정하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었다.

카펫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물걸레 청소를 중단하는 것도 신기했다. 처음 집 구조를 파악하며 맵핑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집안의 모든 카펫을 인식해냈다. 카펫에서는 자동으로 흡입력을 높여 깨끗하게 청소했고, 물걸레 청소는 자동으로 멈췄다.

로보락 S7 맥스V는 카펫을 자동으로 인식해 카펫 위에서는 물청소를 하지 않고 흡입력을 높였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로보락 앱을 활용하면 로봇청소기 기능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방을 직접 구분해 편집할 수 있고, 청소를 원하지 않는 곳이면 금지 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 로봇청소기가 인식한 카펫의 위치나 범위를 사용자 임의대로 편집하거나, 집안 가구를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먼지 청소와 물걸레 청소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고, 청소 구역을 지정하거나 예약 청소를 설정할 수 있다.

로보락 앱을 활용하면 로봇청소기가 인식한 장애물이나 청소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탑재하고 있어 영상 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한다. 원격으로 로봇청소기를 조정해 로봇청소기를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 집에 있는 가족이나 반려동물과 로봇청소기로 통화도 가능하다. 보안은 철저하다는 게 로보락 측 설명이다. 실제 기능을 활성화하면 내장된 카메라는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뜬다. 

로보락 S7 맥스V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로봇청소기가 집안을 청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로봇청소기를 원격 조정할 수도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물걸레 세척기능이 자랑인데…

청소를 마치면 로봇청소기는 충전·먼지비움·물걸레세척을 위해 엠티워시필도크로 돌아간다. 먼지 통이 가득 차면 알아서 먼지를 비워주고, 물걸레 청소를 마치면 자동으로 로봇청소기에 부착된 물걸레 패드를 세척해준다. 기기에 달린 세척 브러시를 좌우 양방향으로 움직이며 물걸레가 빨린다. 로봇청소기의 물통도 자동으로 채워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도크에만 물을 채워주면 된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에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 /사진=백유진 기자 byj@

다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주말 맞이 대청소를 하며 로봇청소기를 작동시켰는데, 물걸레를 세척하면서 계속 오류가 떴다. 여러 번 플러그를 뺐다 껴도 '깨끗한 물통이 비었거나 장착되지 않았다'는 앱 알림이 계속 왔다. 

로보락 앱에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를 연결해놓으니 오류가 생기자 알림이 왔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뭔가 잘못됐다 싶어 로봇청소기 쪽으로 가보니 거실이 물바다가 돼 있었다. 도크 뒷편에서 물이 새고 있었던 것이다. 걸레를 빨고 난 오수가 모이는 통을 비우고 물통의 물을 새롭게 갈아 재시도했지만 여전히 똑같았다. 결국 체험을 중단하고 제품을 수리 센터로 보냈다. 결과는 '물통 부품 불량'이었다.

로보락 측은 "물걸레 세척 시 물통에서 일정량의 정수가 나와야 하는데 출수량을 조절하는 부품에 불량이 있어 물이 과다하게 많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의 가장 큰 특징인 물걸레 세척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 결과는 부품 고장이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만약 '내돈내산'이었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일 것이다. 사용자가 로보락 제품을 사용하다 고장이 났을 때는 먼저 CS센터에 문의해 거주지 인근 AS센터를 안내 받아야 한다. 현재 로보락 AS센터는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경기 △인천 △의정부 △포항 △구미 △창원 △목포 등 전국에 17개 뿐이다.

제품을 AS센터로 보내는 방법은 택배로 발송하거나 AS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방법 두 가지다. 수리 기사가 직접 와서 제품 상태를 판단하고, 수리를 위해 제품을 가져가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이라 그런지 두 방법 모두 번거롭게 느껴졌다. 특히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는 도크의 부피가 크고 무거운 편이기 때문에 이를 다시 포장해 택배로 부치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제품을 체험하면서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물걸레 세척 기능에서 나온 고장 사례를 경험하게 돼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이 컸다.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고장이 잦고 수리가 번거로운 제품이라면 결코 좋은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을터다. 로보락 측은 이번 고장에 대해 "전국에서 처음 나온 고장 사례"라고 설명했지만, 전국에 한 명뿐인 운 나쁜 소비자가 내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로보락 S7 맥스 울트라 /사진=백유진 기자 byj@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