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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성장 특례상장 바이오텍, 관리종목 '빨간불'

  • 2022.08.25(목) 06:50

지난해 법차손 비중 50% 초과 기업 5곳
"특례상장 기업 관리종목 요건 완화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스닥시장에 특례상장 제도로 상장한 일부 바이오 업체가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 만료가 임박하면서다. 특히 파멥신은 최근 2년 연속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율이 50%를 넘으면서 유력한 관리종목 후보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바이오 업계의 성장을 위해 특례상장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 성장 '기반' 특례상장…유의점은?

특례상장 제도는 수익성은 부족하지만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 제도다. 신약 개발에 오랜 기간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는 바이오 기업은 기술 특례상장이나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기업공개(IPO)의 주요 통로로 활용해왔다. 지난 2005년 도입 이후 약 100개 바이오 기업이 기술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또 14곳 이상 바이오 기업이 성장성특례 제도로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기술 특례나 성장성 특례 제도로 상장한 기업(기술 성장 기업)은 일정 기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된다. 거래소의 관리종목 지정 사유엔 △매출 30억원 미만 △법차손이 자본의 50% 초과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 등이 있다. 다만 기술·성장 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상장 연도 포함* 5년간 매출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 법차손 요건은 상장 연도 포함 3년 동안 적용이 유예된다. 또 기술성장 기업은 영업손실 요건 면제 혜택을 받는다.

*특례상장 기업 관리종목 지정 유예 조건: 상장일로부터 상장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말일까지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 그다음 사업연도부터 계산

기술 성장 기업 중 바이오 기업은 매출 요건에 대해 좀 더 관대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유예 기간이 지난 뒤에도 ①최근 3년 매출 총합이 90억원 이상이면서 직전 연도 매출이 30억원 이상 ②연구개발·시장평가 우수기업의 경우 매출 요건이 면제된다. 반면, 법차손 요건은 눈여겨봐야 한다. 3년간 직전 사업연도 중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는 사업연도가 2번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특례상장 관리종목 유예 만료 '임박'

특례상장 관리종목 유예 만료가 임박한 곳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상장한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 총 14곳이다. 2017년 상장한 유바이오로직스는 2019년 법차손 요건 유예가 만료됐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했지만,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관리종목 지정 우려를 해소했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연결기준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억원이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주력 제품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이다.

같은 해 상장한 앱클론의 지난해 법차손 비중 53%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앱클론은 매출 요건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올해부턴 연간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야 한다. 지난해 앱클론 매출은 30억원으로 관리종목 기준을 간신히 넘겼다. 2018년 상장한 올릭스의 지난해 법차손은 311억원이었다. 반면 자기자본은 195억원에 그쳐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160%까지 치솟았다. 올 상반기 올릭스의 법차손 비중도 96%를 기록 중이다. 앱클론과 올릭스는 모두 올해 국제회계기준(IFRS)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했다. CPS가 자본으로 인식되면 자본금이 증가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2018년 10월 이후 상장한 기업의 유예 기간은 지난해까지였다. 올해를 포함해 향후 3년의 재무구조를 보는 만큼 당장 관리종목 지정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파멥신의 경우 최근 2년 연속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50%를 넘겨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높은 상태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46%를 기록,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또 파멥신은 오는 2023년 매출 요건의 유예 기간이 만료된다. 최근 3년간 별도기준 파멥신 매출은 2019년 0원, 2020년 5982만원, 2021년 6770만원이었다. 매출 요건 3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액체생검 바이오 기업 싸이토젠의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도 58%에 달했다.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 기업 유틸렉스 역시 최근 2년간 법차손 비중이 자기자본 50%에 근접했다. 여기에 매출원 확보도 이들 기업의 당면 과제다. 싸이토젠과 유틸렉스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각각 3억원, 2억원 수준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2년간 높은 법차손 비중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 법차손 규모를 대폭 줄여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 1월 프랑스 사노피와 1조272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산업 특성 고려해 제도 보완해야"

기술·성장성 특례 제도를 향한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특례상장은 바이오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특례상장 바이오 기업 중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도 많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제넥신 등은 L/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2015년 상장한 펩트론도 지난해 L/O 성과를 거뒀다. 에이비엘바이오도 올해 L/O에 따른 선급금(업프론트) 및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하면서 상장 4년 만에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특례상장 제도가 바이오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자본력을 갖춘 빅파마조차 신약을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이 필요하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 3년 내로 실질적인 매출을 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례상장 유예 기간 만료에 다다른 바이오 기업이 매출 요건 등을 맞추기 위해 신사업에 뛰어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적 개선에 사업 활동이 분산되면서 신약 개발이라는 본질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다만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규제 완화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특례 제도로 상장한 헬릭스미스, 신라젠 등의 바이오 기업이 줄줄이 임상에 실패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결국 실적 외에 바이오 기업의 기술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조만간 기술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획일적으로 진행됐던 기술성 평가를 업종별로 표준화해 평과 기관에 따른 편차를 줄이겠단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을 육성한다는 특례상장 제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작 바이오 산업의 특성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과 함께 바이오 산업 특성에 맞춰 관리종목 지정 요건도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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