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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로 무장한 야놀자, 해외 시장 정조준

  • 2022.09.11(일) 07:30

파편화된 호텔운영시스템 통합
급증하는 디지털전환 수요 공략

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글로벌 호스피탈리티(접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가 내세운 무기는 '기술'이다. 예약부터 객실 운영까지 파편화된 호텔 운영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인재 영입과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구글·아마존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는가 하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 야놀자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스피탈리티 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더딘 편이다. 디지털 키 대신 플라스틱 키 카드, 심지어는 실물 열쇠를 들고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고, 휴가철 등 사람이 많을 때는 체크인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야놀자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솔루션 발굴에 나섰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호텔 자동화 솔루션 '와이플럭스(Y FLUX)'다. 예약 시 발급되는 QR코드를 기기에 인식하면 5초 안에 체크인이 완료되고 동시에 모바일 객실 키를 수령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객실 온도·조명을 조절하거나 방해 금지·객실 청소·발레파킹 등 요청사항을 호텔에 전달할 수도 있다.

호텔 입장에서는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장소 제약 없이 객실 현황이나 고객 요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단순 업무를 솔루션이 대신해주는 만큼 운영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놀자는 몇 년 전부터 '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B2B 사업을 확장해오고 있다. 2017년 업계의 디지털 전환 니즈를 확인하고, 2019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국내 PMS(호텔관리시스템) 1, 2위 업체인 '가람'과 '씨리얼'와 글로벌 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오라클에 이은 세계 2위의 PMS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세계 170여개국, 4만3000개 이상의 고객사에 60개 이상 언어로 통합 호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야놀자는 지난해 6월 '테크 올인' 비전을 선포하며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포했다. 전체 임직원의 40% 수준인 연구개발(R&D) 인력을 70% 이상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 부문을 아예 떼어내 신규 법인 '야놀자클라우드'를 출범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탄력을 받게 된다. 지난해 야놀자클라우드의 글로벌 호텔 솔루션 고객사는 2020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 수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기술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이전까지는 언택트나 비대면이라고 하면 '무인호텔에서나 필요한 거 아니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업계 이해도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언택트 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로 인해 정상 영업이 어려워진 호텔들이 리노베이션을 하는 과정에서 솔루션을 도입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야놀자는 기존에 CMS(판매채널관리시스템)·PMS(예약관리시스템)·RMS(객실관리시스템) 등으로 파편화된 호텔 운영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약 단계부터 여가 생활의 마지막 단계까지 하나의 프로세스로 연결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숙박뿐 아니라 F&B(식음료)·레저·골프·주거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가고 있다.

덕분에 야놀자클라우드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매출 비중이 크진 않지만,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6%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야놀자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인재 채용과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이준영 엔지니어링 수석 부대표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데이비드 펠러 수석 부대표, 이찬희 최고제품책임자(CPO) 등 올해에만 3명의 글로벌 전문가들이 야놀자에 합류했다. 이들을 주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준영 수석 부대표는 20여년 가까이 구글 본사에서 근무하며 구글 코리아 R&D센터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고, 데이비드 펠러 수석 부대표는 AWS·구글·부킹닷컴에서 호스피탈리티 업계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이찬희 CPO는 아마존에서 오프라인 신규 사업과 이커머스 부문 글로벌 진출 등을 담당한 프로덕트 전문가다.

야놀자는 작년 7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굵직굵직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 2940억원을 들여 인터파크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6월 국내 최대 여행가이드 플랫폼인 트리플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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