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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가전 시장, 삼성·LG '프리미엄' 정공법 지속

  • 2022.09.12(월) 08:15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규모 4.6% 감소
프리미엄 시장 견조, 하반기 전략 유지

국내 가전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집콕'이 늘며 수요가 급증했던 작년에 비해, 올 상반기는 전반적인 소비 둔화에 접어들었다.

다만 이같은 수요 감소세에도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견조히 유지되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수요 변동성이 크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GfK 제공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규모↓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가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가전 시장의 성장률 둔화가 이어진 결과다.

GfK 측은 "높은 가전 판매를 보였던 작년의 기저효과에 더해, 올해 소비자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가 비필수 제품의 소비부터 줄이기 시작해 가전 시장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전 시장은 코로나19 인한 수요 증가로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금리 인상과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성장률 둔화 속도를 늦춘 것은 프리미엄 시장이었다. 가전 시장 판매 감소는 대부분 오프라인 채널에서 나타났는데, 이중 프리미엄화에 집중한 백화점만 1.2%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년 판매 규모를 유지했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와 가전전문점은 각각 -8.6%, -11.7% 역성장했다.

/사진=GfK 제공

제품군별로 봐도 프리미엄화 추세가 두드러진 카메라와 노트북, 모니터 등 IT(정보기술) 가전 부문은 선전하는 모양새였다. 카메라와 IT 가전은 고사양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 증가로 고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게 GfK 측 분석이다. 이에 비해 음향·주방·생활·대형가전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월드컵 등 긍정적인 이벤트가 존재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필수 제품에 대한 소비 감소가 더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fK는 "엔데믹 전환에 따라 가구 지출 구조가 여행 등 다른 활동 등으로도 옮겨갈 수 있어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는 더 감소할 것"이라며 "가전제품의 시장 규모가 큰 호황이었던 작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리미엄 제품 통한 수익성 전략 유지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업체는 수요 변동이 거의 없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전망이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박람회) 2022' 기자간담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반기 네오 QLED, 마이크로 LED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 솔루션을 찾으려고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천만다행"이라며 "공부를 더 해서 사업에 견조한 실적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TV 시장에서는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프리미엄 수요를 선점,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오 QLED 중심으로 프리미엄 판매 전략을 지속하되 98인치 판매를 본격 확대해 9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고, 마이크로 LED는 기존 110인치 외에 89인치 등 신규 사이즈 제품을 도입해 프리미엄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중심 제품 믹스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프리미엄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대량판매 모델 경쟁력도 강화해 가전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IFA에서 초대형 올레드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기술을 적용한 여러 신제품을 선보인 것도 프리미엄 전략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이 행사에서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을 처음 공개했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두고 77·83·88형에 이어 초대형 TV 라인업을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70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라인업은 지난해 7개 모델에서 올해 10개로 늘어났다.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사진=LG전자 제공

이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 'LG 스타일러 슈케이스'도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이다. LG 스타일러 슈케이스는 신발을 최적의 습도와 온도로 제대로 보관하고 예술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는 신개념 보관 전시함이다. 백화점 부티끄와 같은 신발 진열장을 집에 연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백승태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부사장)은 "의류관리기의 대명사인 스타일러에 이어 차세대 프리미엄 신발관리 솔루션으로 신발을 제대로 관리·보관하고 이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고객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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