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지주사 (주)두산의 올 3분기 연결실적이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력 계열사에 힘입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자체 사업인 전자소재 생산은 어려운 사업 환경임에도 선전했으며,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비상장 자회사들의 실적도 도드라지게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차입금 상환에 힘입어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등 두산의 재무구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3Q 영업익 3406억, 전년보다 42% 확대
3일 두산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406억원으로 전분기 3679억원에 비해 7% 줄었으나 전년동기 2386억원(이하 종속기업 중단손익 반영치)에 비해선 42% 급증했다. 매출은 4조3883억원으로 전분기 4조349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전년동기 3조2621억원에 비해선 34% 확대됐다.
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분기 1349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전년동기 18억원의 순손실 적자에서도 흑자전환했다. 두산은 올 2분기에 계열사인 밥캣PRS(주가수익스와프) 평가손실과 또 다른 계열사 메카텍 매각으로 인한 중단사업손실 등 총 26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1300억원대의 연결 순손실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선전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 1일 실적을 발표한 두산에너빌리티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35% 늘어난 3조9603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40% 늘어난 3145억원에 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공장·플랜트 EPC(설계·시공·조달) 프로젝트에서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여기에다 최근 3년간 수주금액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성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자체 사업' 전자소재·자회사 3사 실적도 개선
두산 자체 사업인 전자소재 실적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두산은 전자제품의 필수 부품으로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을 생산하고 있다. 동박적층판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반도체와 통신 장비 등 첨단전자기기에 사용된다.
두산은 이 사업을 전자 비즈니스그룹(BG)라 부르는데, 올 3분기 전자BG 매출은 2429억원으로 전년동기 2319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확대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등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데이터센터 등 네트워크용 제품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두산의 100% 자회사인 'DLS와 로보틱스, DMI' 3개사도 나란히 선전하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들 3개 비상장 자회사의 3분기 매출은 총 284억원으로 전년동기 143억원보다 두배나 급증했다.
재무구조 개선세, 부채비율 150%대로 낮아져
실적이 좋아지면서 두산의 재무구조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2.5%로 전분기 166.8%에서 14%포인트 하락했다. 두산은 지난 2020년 두산건설 발(發) 경영난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부채비율이 무려 365.5%(2020년 1분기 기준)까지 치솟았다.
이후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올 1분기 200% 이하(167.9%)로 떨어졌으며 올 3분기 150%대까지 낮아진 것이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보통 200%를 넘으면 재무상태가 불안정한 것으로 본다. 갚아야할 빚(부채)이 자기자본보다 두배나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자체사업인 전자BG의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올해 연간 매출이 전년 1조2361억원보다 6.3% 증가한 1조31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방 산업인 모바일과 반도체의 올 4분기 업황이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신규 고객 다각화를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자회사 3사(DLS·로보틱스·DMI)도 국내외 제품 매출처 확대와 시장 수요 개발을 통해 성장에 가속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두산이 예상한 자회사 3사의 올해 연간 총매출은 전년 925억원보다 55.7% 증가한 14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두산의 연간 매출이 15조9630억원으로 전년 13조2042억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9459억원보다 확대된 1조893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