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은 또 다른 호재가 기대된다. 미국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우회수출 경로까지 제재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 내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의 점유율이 줄면 한화큐셀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우회수출 혐의' 결과 이달 나온다
미국 상무부가 연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규제를 피해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혐의에 대해 예비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당초 미국 상무부는 1일(현지시간) 판결내용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미국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해 30%의 반덤핑 관세를 책정했다. 관세 인상의 여파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중국 업체들은 다른 국가로 생산시설을 옮겨 대응하기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이 공장을 옮겨 관세를 회피하자 올해 초 미국 태양광 업체 옥신솔라는 똑같은 피해를 보게 됐다며 미국 정부에 청원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부터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고, 5월 총 8곳의 업체를 심층조사대상으로 발표했다. 최종 결과는 이달 예비판정 결과를 거쳐 내년 5월 확정된다.
조사 대상엔 베트남 법인 비나 솔라 테크놀로지(중국의 캐네디언솔라·진코솔라·트리나솔라·BYD·롱지솔라의 합작법인), 캄보디아 뉴이스트솔라에너지, 베트남 보비엣솔라테크놀로지가 포함됐다.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법인도 대상이다.
한화큐셀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확률은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한화큐셀은 미국에 관세 회피를 위한 우회 법인이 아니며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에 30%의 관세를 책정하기 이전인 2014년 설립됐다는 점을 들어 소명했다.
조사결과 따라 큐셀 수혜 받을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한화큐셀이 수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 본토에 이어 동남아시아 수출도 규제한다면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시장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모듈 수입국 중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83%다. 한화큐셀을 비롯한 다수 태양광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탓이다.
단기적으로는 우회수출 판정 결과가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이 촉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2년간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셀·모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서다. 업계에서는 관세 면제가 끝나는 2024년 6월부터는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업체들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IRA와 UFLPA(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통해 수혜를 입고 있다"며 "미국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물량 중 (중국산으로 인정되는)일부가 감소하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이번 판결이 미국 내 태양광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IRA 발표 이후 중국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큐셀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IRA 발표 이후 중국 기업들도 동남아 공장보다는 미국 내 설비 증설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