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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ESG 저변 글로벌로 넓힌다

  • 2023.03.06(월) 15:50

대통령 특사 자격 유럽 3개국 방문해
엑스포 유치교섭·비즈니스 파트너십 논의 활발

최태원 SK그룹 회장. / 그래픽=비즈워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스페인·덴마크·포르투갈 등 유럽 3개국 현지에서 주요 기업인과 연이어 회동을 하며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혔다. 특히 이번 출장이 신재생에너지 강국 방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의 핵심과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 모색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이번 유럽 3개국 방문길에 올랐던 최 회장은 3개국 총리 등 정부 관계자를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에너지 전환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각국 간 긴밀한 경제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한상의 회장이자 부산엑스포 유치위 공동위원장, SK그룹 회장 등 3개의 모자를 쓴 그가 이번 출장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국가 경제협력·엑스포 유치·그린사업 확대까지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풍력터빈 제조기업인 베스타스(Vestas)의 헨릭 앤더슨 CEO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각) 덴마크 풍력터빈 제조기업 베스타스(Vestas)의 헨릭 앤더슨 CEO를 만나 파트너십 강화를 제안했다. 한국을 허브(Hub)로 양사가 동남아로 진출하는 한편 해상풍력과 수전해기술을 통한 그린수소 개발·판매 방안 등이 언급됐다.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인 베스타스는 해상풍력 분야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베스타스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 당시 한국 내 3억달러 규모의 풍력터빈 생산공장에 투자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한국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헨릭 앤더슨 CEO는 “급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업 허브로서 한국이 최적의 국가”라며 “SK와 해상풍력 분야 협력을 진전시키는 한편 향후 그린수소 개발 및 친환경 전기 기반의 전기차 충전시설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도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최태원(오른쪽 첫번째)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CIP의 야콥 폴슨(왼쪽 두번째) CEO를 만나 친환경 에너지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사진=SK그룹

같은 날 최 회장은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의 야콥 폴슨 CEO와도 만나 친환경 에너지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해상풍력을 넘어 이를 통한 안정적인 수소 생산 및 해외 수출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CIP 측은 SK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갈 의지가 크다며, 전남 신안 해상풍력 단지 공동 개발과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개발 등에서의 공동투자·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 3일(현지시각)엔 포르투갈 에너지 종합기업 갈프(Galp)의 필리페 시우바 CEO와 면담을 가졌다. 갈프는 포르투갈 최대의 석유·가스 기업이다. 최근 탈탄소를 추진하며 이베리아 반도를 비롯 브라질·모잠비크·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핵심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최 회장은 “갈프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SK그룹과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배터리·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및 순환경제 전반에서 협력 기회를 발굴해 가자”고 제안했다.

양사는 향후 해상풍력·리튬 정제·바이오 연료 개발·EV 충전시설 등으로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에앞서 최 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각) 스페인 방문 시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인 렙솔(Repsol)과 SK그룹 간 사업 성과를 내고 있는 고급윤활유 생산 합작법인 일복(ILBOC·Iberian Lube Base Oil Company) 사례를 소개하며, 양국 간 적극적인 상호투자·인력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대세는 친환경”…그룹·계열사 ESG 박차

최 회장의 이러한 글로벌 광폭행보는 올초 신년사에서 밝힌 그룹의 핵심경영 철학과도 궤를 함께 한다. 당시 그는 “기후변화·질병·빈곤 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된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SK는 올해 마주한 엄중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방침이다. 지정학적 위기·기후변화·금융시장 불안·원자재 가격상승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SG 경영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SK는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에 적극이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CES(Consumer Electric Show) 2023에서 SK는 해외 파트너사들과 함께 친환경 기술·제품 40여개를 선보였다.

각 사업 분야에서도 세부적인 실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SK가 집중하는 ESG 경영 분야는 그린에너지·반도체 및 소재·디지털·바이오 등 크게 4개 영역이다. 

SK가 정유사업 대신 배터리 사업을 키우기로 한 배경도 그린에너지 분야를 넓히기 위해서였다.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던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자산의 70%를 그린사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해 7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과 함께 각각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을 설립, 공식 출범했다.

수소 사업도 SK의 주요 성장 사업이다. SK㈜와 SK E&S는 지난 2021년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수소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기반으로 SK E&S는 플러그파워와 지난해 1월 합작회사 SK플러그 하이버스(SK Plug Hyverse)를 설립해 아시아 시장 내 수소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이하 SMR)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SMR 설계기업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MOU)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 및 상용화 협력에 나섰다.

반도체 분야 강자인 SK하이닉스는 최근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MCR DIMM’ 개발에 성공하며, 서버용 D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SK 관계자는 “기업인이 특사 역할을 맡게 되면서 엑스포 유치 지원뿐만 아니라 유럽 최대 에너지 기업들과 구체적인 경제협력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진정성 있는 ESG 경영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그룹 경영의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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