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중국 제약사에 기술수출했다.
10일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상장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이하 리브존)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개발명 JP-1366)'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총 1억275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받는다. 선급금 비율은 총 계약금의 12% 수준이다.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최대 1억1250만달러(약 1450억원)다. 선급금 및 단계별 기술료를 수령한 후 반환 의무는 없다. 상업화 이후 매출에 따른 경상 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리브존은 중국 광둥성에 본사를 둔 종합 제약사다. 지난 2021년 기준 중국 내 매출 18억8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분야에서만 연간 4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중국 선전 및 홍콩 증권거래소 두 곳에 동시 상장돼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리브존은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자스타프라잔의 개발, 허가, 생산 및 출시 후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자스타프라잔은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제일약품에서 도입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오는 2024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역류성식도염 환자 대상 국내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원리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이다.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양성자 펌프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의 약물이 대세였다. PPI 계열 약물은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 효과가 있지만, 최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3~5일이 걸리고 위산분비가 재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프로톤 펌프 활성도가 높은 아침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P-CAB 계열 약물은 PPI의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약물로 꼽힌다. P-CAB 계열 약물은 PPI 계열 약물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약효의 지속성이 길다. 음식물 섭취와 관계없이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밖에도 야간 위산 과다 분비를 차단하는 등 부작용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선호하면서 의료 현장에서 P-CAB 계열 약물의 처방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P-CAB 계열 약물의 외래 처방액은 139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한 반면, PPI 계열 약물의 제제 외래 처방액은 6307억원으로 전년보다 1% 성장하는데 그쳤다.
또 2020년 위식도역류질환의 중국 내 유병률은 총인구의 약 7.69%였다. 중국 인구가 많은 데다 위식도역류질환의 경우 반복 치료를 해야하는 환자가 많아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 기업이 출시한 P-CAB 계열 경쟁 제품은 HK이노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기술수출로 제일약품이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제일약품은 지난 2017년 이후 별도 기준 연간 5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20년 5월 100% 출자를 통해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 연결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2021년 연결 기준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제일약품의 매출은 7222억원, 영업손실은 135억원이었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기술수출로 자스타프라잔의 글로벌 신약 가능성을 확인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양사의 협력을 통해 중국 시장 상용화를 앞당기고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