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내진 강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반도에 지진발생 횟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관련 시장 확대가 예상돼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건축물의 내진설계 의무화가 본격화됐다. 신축 건물과 주요 공공시설에 내진설계가 반영돼 꾸준히 내진성능 확보율이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내진은 지진에 견디는 것을 말한다. 내진설계는 건축물이 지진에 버티며 붕괴하지 않도록 하여 인명의 손상을 막기 위한 목적의 구조설계다. 내진설계 대상 구조물은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강도를 갖춰야 하며 지진의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성’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연성’은 당기는 힘을 받아 파괴되기 전까지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 철강이 지닌 대표적인 특성이다. 반대로 부서지거나 깨지는 성질을 ‘취성’이라고 한다. 콘크리트가 대표적이다. 콘크리트에 철근을 함께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도 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건축물의 구조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로 철강, 콘크리트, 목재를 꼽을 수 있다. 이 중 외부 충격을 가장 잘 흡수하면서 균열이나 파괴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이 철강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과 대만에서는 건축물, 교량 등 구조물의 내진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강구조를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현재 설계 기준상 항복비가 0.85 이하면 내진용 강재로 분류된다. 항복비가 낮을수록 내진성능이 우수하다. 이는 지진 등의 충격으로 건축물이 기울어지기 시작해서 붕괴되기 전까지 대피 등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것으로 SN(Steel New)강이 있다. SN강은 항복비가 0.8이다. 포스코는 1995년 SN강재개발 상용화에 성공하고 1999년 KS규격(KS D 3632) 인증을 획득했다. 포스코의 SN강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 체육관 등 일반 건축물에 사용됐다. 또 삼성물산이 시공중인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 공사에 소요되는 건설용 후판 7만톤을 포스코가 전량 수주했는데 SN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HSA도 있다. HSA는 내진 성능을 가진 건축구조용 전용 강재다. 그 중 인장강도 600Mpa과 항복비 0.8을 보증하는 HSA600은 포스코만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건축구조용 일반 강재보다 약 1.7배 강하고 중량은 약 30% 가quqek. 서울대 관정도서관,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롯데월드에 등에 적용됐다.
건축물이 제대로 된 내진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진 강재의 품질 확보뿐만 아니라 강재와 강재를 접합하는 용접 기술과 보기둥 접합부의 디테일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바람이나 지진으로 건축물이 휘거나 변형되는 정도를 층간변위라 하는데, 보기둥 접합부의 내진 등급은 층간변위의 정도에 따라 보통모멘트, 중간모멘트, 특수모멘트 접합부로 구분된다. 중간모멘트, 특수모멘트로 갈수록 내진성능이 높아진다. 내진성능이 높아진만큼 안정성을 인정받아 구조부재의 물량을 추가로 10~20%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모멘트나 특수모멘트 접합부로 설계, 제작, 시공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보급되지 않아 내진접합부를 이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하지만 포스코가 최근 세계 최대 사이즈의 특수모멘트 개발 및 설계, 제작 기술을 제공하면서 발주처나 건설사에서 내진접합부를 적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Pos-H는 포스코의 내진강을 절단 후 용접해 만든 맞춤 형강이다. 건축물의 안전에 필요한 최적의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다. RH형강 대비 15~20% 상당의 강재량 절감이 가능하다. Pos-H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 높이 1500mm에 대해서도 특수모멘트를 구현했다. 고양 데이터센터, 창원 스타필드 등에 적용됐다.
STS 웨이브 물탱크도 있다. 물탱크의 파손 원인은 탱크 속 물이다. 물과 지진파의 진동이 일치하게 되면 수면이 요동쳐 물탱크의 천장이나 벽면이 파손된다. 포스코가 개발한 STS 웨이브 물탱크는 STS304 수준의 내식성을 가지면서도 항복강도는 STS304 보다 1.7배 높은 고강도 스테인리스강(PossHN1), STS316HN3, STS329LD) 패널로 구성돼 있다.
지진 모의실험에서 설계 지진력(진도 약 6.5 수준) 보다 2.5배 큰 지진에서도 주요한 구조적 손상 없이 충분한 내진 성능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파크원 등 건축물부터 각종 산업시설에 적용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내진 설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양한 내진 강재와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사들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