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M&A 코앞 둔 대한항공·한화 '마지막 고개 쉽지 않아'

  • 2023.04.10(월) 15:33

기업결합심사 막바지 진행중…독과점 해소 쟁점

/그래픽=비즈워치

대한항공과 한화가 각각의 인수합병(M&A) 절차에서 마지막 언덕을 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한화는 대우조선해양과 각각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넘어야 할 언덕은 독과점 이슈다. 대한항공은 해외에서, 한화는 국내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더딘 M&A 심사과정에 대해 "기업 정상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각 경쟁당국의 빠른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늦어지는 EU·미국 심사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4개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한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베트남, 중국, 한국, 영국 등 11개국은 심사를 마쳤다. 조건부 승인을 내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제외하곤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양사가 합병해도 노선 점유율 50%를 넘기지 않는다는 결론이 뒷받침됐다. 일본도 조만간 사전협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심사과정은 EU와 미국이다. EU와 미국은 양사 합병으로 생기는 일부 독과점 노선(점유율 50% 이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뉴욕, 시애틀 노선이 독과점 노선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슬롯(특정시간노선) 일부를 내놓는 시정안을 제출했지만, 심사기한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심사가 길어지는 것을 두고 '자국 보호 색채가 강해진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은 노선 시간에 따라 점유율이나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부분을 더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항공은 진출 기업 자체가 많지 않아 자국 항공사에 유리하게 할 방안이 한정적"이라면서 "다각도로 따져 노선 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해외 항공사와의 노선 조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항항공측은 해외 항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진입을 설득하고 지원조건을 확인하고 있다. 또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통해 맞춤형 전략도 모색 중이다. 국내·외 로펌과 경제분석 전문업체의 힘도 빌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로펌 및 자문사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인수합병 관련 자문료를 외부에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반드시 인수합병에 성공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비즈워치

공정위만 넘으면 품으로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는 한국 공정위 심사만 남았다. 7개 해외 경쟁당국 심사는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지 석 달 만이다. 아직 영국이 남아있긴 하나 심의서 제출 이후 문제가 없으면 심사를 마칠 예정이기에 사실상 승인이라는 예견이다. 

빠르게 진행된 해외 경쟁당국 심사와 달리 공정위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해외와 달리 양사가 합병할 경우 국내 함정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한 업계 경쟁사들의 지속적인 이의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측은 "복수의 사업자들이 정보 접근 차별 등 경쟁 제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며 "한화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를 봉쇄할 가능성에 대한 집중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화가 독과점 공급하는 레이더나 항법장치 등이 10종인데 경쟁사에는 이들 부품에 대한 기술정보를 일부만 제공하거나 더 비싸게 파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대형 함정사업 발주가 몰려있어 더욱 민감한 사안이라는 게 업계 일부의 설명이다.

반대 시각도 있다. 방산시장은 정부가 최종 수요자이기 때문에 기술, 가격 등이 강력하게 관리된다. 때문에 업계와 공정위가 우려하는 경쟁저하 상황은 나타나기 어렵다는 논리다. 민간기업끼리 거래하는 도급계약의 경우도 방위사업청이 관리하기 때문에 가격 차별이 어렵다.

공정위는 한화와 시정방안 협의를 최근 개시했다. 한화는 경쟁사를 봉쇄할 명분과 그럴만한 프로세스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사의 결합으로 조선업 생태계 강화 등의 이점이 경쟁 제한에 따른 폐해보다 크다는 부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한 외부 통제장치 마련을 전제로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피인수 기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공정위가 속도를 내줘야 할 때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