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방산 수출이 처음으로 내수 매출을 넘어선 결과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 사업도 코로나 터널을 빠져나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 올해 연 매출 9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 끌고 항공 밀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1분기(1~3월) 매출 1조9270억원, 영업이익 2285억원의 경영 실적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은 385% 증가했다.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다. 시장 기대치도 훌쩍 뛰어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별로 보면 방산은 매출 8415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47%, 5107% 올랐다. 폴란드향 K9 자주포와 고성능유도미사일 체계인 천무 수출이 이어진 덕이다. 방산 수출액은 이번에 처음으로 방산 매출의 56%를 넘어섰다. 방산 실적에는 지난 1일 합병된 한화방산 실적도 포함됐다.
항공은 매출 3990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글로벌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기 운항대수가 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 사업도 호재를 맞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의 유지보수 사업을 영위 중이다.
주요 자회사인 한화비전(전 한화테크윈)도 힘을 보탰다. 북미 지역 CCTV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했다. 이 기간 한화비전 매출은 2736억원, 영업이익은 375억원으로 집계됐다.
방산통합 법인으로 새 출발한 첫해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에 이어 지난달 한화방산을 합병했다.
연 매출 9조원 시대 열리나
2분기 분위기도 좋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잔고는 약 19조원으로 이 중 수출이 69%를 차지한다. 호주, 이집트, 폴란드 등으로 수출계약이 대폭 늘었다. 항공산업 회복세에 따른 엔진 유지보수 수요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2분기 매출 2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간으로는 매출 9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에서 화력 무기에 대한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