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드디어 매각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사 선임과 사명 변경이 안건으로 올라온 임시주주총회만 남겨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품게 된 한화는 만반의 준비 중이다. 국내 최대 육·해·공 방산업체 출범을 준비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한화 방산계열사를 모두 진두지휘할 구상이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만나게 되면서 매각 시장에 나와있던 HMM과 플라이강원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해를 넘기지 않는게 목표지만 갈 길이 멀다. 관건은 수천~수조원대에 달하는 비싼 몸값이다. 이를 감당할 원매자는 사실상 손에 꼽는 만큼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관측이다.
입찰공고 언제쯤
10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HMM 매각 주관사를 선정한 지 한 달이 됐다. 통상 HMM과 같은 대규모 매각건의 경우 매각 주관사 선정 후 1~2개월 안에 입찰공고를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대로라면 내달 초까지는 HMM 매각 입찰공고가 올라와야 한다. 연내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산은의 계획을 위해서라도 입찰공고 시기가 더 늦어지면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HMM 매각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매각 측이 내놓을 구주는 약 40%(산은 20.7%, 해진공 20%)로 시장가는 4조원 정도로 거론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5조원대까지 치솟을 지분이다. 올해 진행되는 매각건 중 최대 규모다. 높은 몸값이지만 사실상 유일한 원양 국적선사를 품는 것인 만큼 사업 측면에서 여러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외형 확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금을 다량 보유하고 사업 추진력을 갖춘 일부 대기업이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현재로선 언급된 기업들 모두 HMM 인수를 부인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공식 입찰공고가 올라오기 전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워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란 추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 절차가 진행되기 전부터 매각 의지를 드러내는 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을 아낄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00억원 신규자금 유치 눈앞
플라이강원 매각은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매각 시장에 나온지 두 달만인 지난달 27일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플라이강원 손을 잡은 투자처는 신생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JK위더스다. 신주를 발행하는 형태로 약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플라이강원은 이달 중순 중 신주 인수계약서를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금 조달이 완료되면 JK위더스는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당초 플라이강원이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열악한 운항 환경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소규모 노선만 보유하고 있는 플라이강원에 과연 1000억원대의 자금을 넣을 곳이 있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JK위더스의 자금 투입에는 이견이 없다는 반응이다. 플라이강원이 다른 항공사 대비 코로나발 불황 터널을 빠져나오는 게 더디긴하지만 정상화에 무게를 둔 것이다. 다만 수익 창출이 최우선인 사모펀드 성격상 플라이강원을 오랜기간 품고 있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저가 항공권 경쟁이 다시 발발한 것도 장애물로 거론된다.
인수합병시장 한 관계자는 "플라이강원이 빨리 흑자전환하고 영업이익을 계속 낼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기르는게 중요하다"면서 "사모펀드가 어떤 탈출 전략을 짜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