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듈형 주택에 스마트홈을 결합한 ‘이동식 주택 사업’ 상업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올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력인 가전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신개념 가전·공간 복합 상품 선봬
LG전자는 GS건설과 ‘스마트코티지’ 상품화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LG전자가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스마트코티지’는 에너지·냉난방공조 기술과 프리미엄 가전을 적용한 소형 조립식 주택이다. 공장서 미리 제작된 집을 부지로 옮겨 조립만 하면 되는 주택을 뜻한다.
스마트코티지를 개발하게 된 배경엔 최근 떠오른 새로운 주거 문화·장소 및 근무방식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워케이션(Work+Vacation)이나 5도 2촌(도시 5일·농촌 2일 거주) 등 생활방식을 지닌 이들에게 유용한 세컨드 하우스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협약으로 LG전자의 스마트코티지 사업화엔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S건설의 모듈러 주택 생산기술을 결합해 신개념 가전·공간 복합 상품을 개발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냉난방공조 기술·프리미엄 생활가전을, GS건설은 모듈형 주택 설계·생산 등을 각각 맡게 된다.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가 시골의 오래된 집을 대체하거나 청년 주거용으로도 활용돼 도시 인구의 유입을 늘리고 지방의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소멸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SG비전인 사람과 지구를 위한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기대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LG전자 가전과 전문적인 프리패브(Prefabrication의 약칭) 기술력을 자랑하는 GS건설의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가전과 건축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화·연결·개방’ 비전 삼아 시장선점
가전 제조를 주 사업으로 삼던 LG전자가 스마트홈을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낙점, 시장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스마트홈 글로벌 표준 연합인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의장사이기도 한 LG전자는 단순 가전을 넘어 연결을 통한 사용자 맞춤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이처럼 LG전자가 서비스 생태계 확장에 나선 이유는 스마트홈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2019년 70조9698억원 △2020년 78조2837억원 △2021년 85조7048억원 △2022년 93조728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 국내 시장 규모는 100조4455억원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1785억 달러(약 2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금리 인상 여파로 수요가 쪼그라든 가전업계 내 스마트홈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이유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LG ThinQ)’를 주축으로 삼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진화·연결·개방을 핵심가치로 삼는 LG씽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편의성과 범용성을 높이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플랫폼을 개방함으로써 LG전자 제품들만의 연결을 넘어 서비스 생태계 자체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LG씽큐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등 AI 플랫폼을 지원하고, 구글·T맵·현대기아차 등과도 연동 가능하다.
향후 LG전자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내·외부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진정한 스마트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LG관계자는 “LG씽큐에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AI 챗봇 서비스, 맞춤형 서비스 강화를 위한 AI 기반 음성 ID 기술 등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제공중인 콘텐츠 플랫폼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번 협약을 진행한 스마트코티지 내에도 LG씽큐가 적용된 제품들이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