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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니? 전기차 '배터리잔량 1%' 경험해보니…

  • 2023.08.17(목) 10:12

[2023 모빌리티워치] 충전시장 잡아라
서울-부산 전기차 충전 인프라 체험기

/그래픽=비즈워치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가 부족해 이용자들끼리 신경전을 펼친 경험이 있나요.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에 갔더니 충전기가 고장나 다른 휴게소를 전전했던 경험이 있나요. 전기차 구입을 고민중인데, 이런 불안요인을 듣고 망설인적 있나요.

비즈워치가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기차를 운전하면서 충전소 현황은 어떤지, 충전기를 쉽게 쓸 수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던 7월13일, 비즈워치 기자 3명은 아이오닉5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우선 출발 전 배터리를 충전해야겠죠. 충전을 위해 찾은 곳은 서울 을지로 소재 현대차그룹이 운영하는 이핏(E-pit)이었습니다. 이곳 초고속 충전기는 최대 80%까지 빠르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잔량 31% 상태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3분 걸렸습니다. 주행가능 거리도 130km에서 432km까지 늘어났죠.

네비게이션에 부산역을 목적지로 찍어보니 397km 나왔습니다. 이 정도 배터리 잔량이면 목적지까지 충분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 중인 이핏(E-pit) / 그래픽=비즈워치

그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출발전 주행가능 거리만 봤을 땐 충분했지만, 에어컨을 가동한 탓인지 주행하면서 나타난 주행가능 거리는 빠르게 줄었습니다. 부산역은 커녕 경부고속도로 경주휴게소 근처도 못 갈 정도로 배터리 잔량이 줄었습니다. 결국 망향휴게소에서 1차 충전하기로 결정했죠.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망향휴게소 내 모든 전기차 충전기의 결제 단말기가 고장,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했습니다. 전용회원카드가 없으면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없었죠.

휴게소내 전기차 충전기 고장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사진=비즈워치

어쩔 수 없이 다음 휴게소인 군위영천휴게소로 발길을 돌렸는데,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휴게소에 마련된 충전기 2대 모두 결제 단말기가 고장나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없는 상태였죠.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휴게소인 건천휴게소까지 남은 거리는 48km, 저희 차의 주행가능 거리도 48km인 상황이 발생했죠. 에어컨을 끈 채 회생제동을 켜고 정속주행을 시작했습니다.

건천휴게소 진입 당시 배터리 잔량이 1% 남은 모습. / 사진=비즈워치

건천휴게소로 진입할 때 배터리 잔량은 단 1%였습니다. 자칫 빗속에서 고속도로 중간 차를 세울 뻔했죠. 다행히 건천휴게소엔 신용카드 결제 가능한 충전기가 1대 있었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느낌이었습니다.

급속으로 배터리를 75% 수준까지 충전하는데 약 40분 걸렸습니다. 충전요금은 2만원 나왔고요. 

고속도로 휴게소내 충전기의 카드결제 단말기는 왜 이리 고장이 잦은 걸까요. 충전 전용카드나 환경부 발행 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운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부와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원인은 충전기 노후와 유지보수 불량 입니다. 전기차 충전기 결제단말기가 고장나면 교체를 해야하는데, 동일 증상으로 계속 고장이 접수되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이용을 막고 회원전용으로만 활용한다고 합니다.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인 셈이죠. 현재 환경부에서 충전기 결제 시스템 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라곤 하는데, 아직 작동하지 않는 결제단말기가 다수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다음날 부산-서울 구간 주행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장거리 구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체험해 본 결과, 아직 충전 인프라가 사용자 기대에 못미친다고 느꼈습니다. 충전기 관리 부실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현대차그룹이 제공하는 이동식 충전서비스 입니다. 배터리가 가득 찬 전기차를 사용자의 전기차 위치까지 가져와 충전해 주는 'V2V(Vehicle to Vehicle)' 방식 서비스죠.

이날 서울 도착후 직접 이용해봤는데요. 한 번에 최대 20kW(킬로와트)를 충전해 줍니다. 배터리잔량 기준 약 20~25% 수준의 충전을 받을 수 있죠. 다만 이 서비스는 8월31일까지 1회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이후 유료로 전환됩니다. 또 현재 서울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조만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 서비스 설명. / 사진=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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