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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와 충전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 2023.08.14(월) 11:53

[2023 모빌리티워치] 충전시장 잡아라
전기차 판매 급증 반면 충전인프라 부족 여전
전문가 "규제완화·세제혜택 등 정부지원 절실"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는 더욱 늘어날 겁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충전소 문제입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기차 판매 대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충전기 설치는 여전히 지지부진합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2023 모빌리티워치'에서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현황과 문제점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전기차 시대'는 열렸는데

내연기관이 장악했던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전기차가 거리에서 씽씽 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전기차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충전이 쉬울까. 주유소처럼 충전기가 많지 않은데…' 하는 생각 말이죠. 물론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주유소 등에서도 전기차 충전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왜일까요.

/그래픽=비즈워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만5108대에 불과했던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38만9855대로 급증했습니다. 6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도 46만4928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3% 늘어난 수치입니다. 업계 등에서는 향후 전기차 판매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있습니다. 바로 충전소 문제입니다. 오랜 기간 자동차 시장을 장악했던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이미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아직 확실한 충전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픽=비즈워치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기 수는 2017년 1만3676기에서 지난해 20만5205기로 증가했습니다. 6년간 14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수치만 보면 전기차 판매 속도와 비슷합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기 보급 실적은 충전기 1개 당 전기차 1.9대로 미국(16대), 유럽(13대), 중국(8대)보다 우수합니다.

여전한 '충전 인프라' 우려

문제는 양보다 질입니다. 실제로 전기차를 운행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높습니다. 여전히 완속 충전기 위주로 설치돼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대부분 퇴근 후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에서 소위 '집밥'으로 불리는 완속 충전기나 회사 주차장의 '회사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일반 충전소에서 급속 충전기가 부족해 애를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장이 잦고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완속 충전기도 노후한 아파트 등에는 설치가 쉽지 않습니다. 

/사진=SK E&S

정부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보급대수를 123만기 이상 보급키로 했습니다. 주거지 등에는 완속 충전기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는 급속 충전기를 집중적으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회원 카드 한 장으로 모든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 급속 충전기를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큽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대한민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 늦은 국가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전기차가 먼저냐, 충전기가 먼저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와 같다.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한민국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렵다"면서 "정부가 우리나라의 집단 거주지 특성을 고려한 충전 인프라 구축이라는 고차 방정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현재 정부의 규제가 너무 많은 만큼 각종 세제혜택부터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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