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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전기차 충전사업, '6사 6색' 패권전쟁

  • 2023.08.16(수) 10:17

[2023 모빌리티워치] 충전시장 잡아라
국내시장 넘어 글로벌까지 진출 중
기존사업과 시너지·기술 차별화는 관건

/그래픽=비즈워치

전기차 시장이 커진다는 건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성장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블루오션’이라는 얘기죠.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이 시장이 올해 550억달러에서 2030년경엔 325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한화로 약 77조원에서 450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근 정부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섰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현재의 5배 이상 늘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에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최근 전기차 충전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하거나 자체 사업을 출범시키는 등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해 시장선점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비즈워치는 충전기 시장에 진출한 대표적인 기업인 GS·SK·현대차·한화·LG·LS 그룹 등 6개 기업군의 시장 진출 현황과 전망 등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먼저 GS그룹은 중간지주사인 GS에너지가 전기차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GS에너지의 국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점유율은 급속·완속 합산 시 올 6월 말 기준 약 19%로 선두인데요. GS에너지는 GS커넥트·GS칼텍스·차지비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계열사 중에서도 GS커넥트 사업이 가장 활발합니다. 

GS커넥트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접목해 눈길을 끌고 있어요. 전기차 충전기 설치·관리·운영업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충전소 검색과 결제 기능까지 담았죠. 

신임철 GS커넥트 대표는 “현재 40~50개 가량의 충전사업자가 있음을 고려하면 결국 지갑 속에 40~50개의 플라스틱 충전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환경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데, 앱 결제방식을 통하면 고객은 이용이 편리하고 사업자도 관리가 수월하니 다른 사업자들이 따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임철 GS커넥트 대표가 애플리케이션 결제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SK그룹은 친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룹 내 대표주자는 SK네트웍스입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총 728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충전 회사인 ‘에스에스차저’의 지분을 인수하고 올초 사명을 ‘SK일렉링크’로 바꿨는데요. SK일렉링크가 전국에 설치한 급속충전기 수는 지난해 말 약 1100대 수준이었지만, 올 5월 기준 두 배 이상 늘어 2400대 정도입니다. 최근엔 고속도로 휴게소 총 62개소에 초급속 충전기 200기를 구축하기도 했어요.

SK E&S는 최근 주차플랫폼 자회사 파킹클라우드와 연계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기차 충전업체 에버차지를 인수하고 현지 렌터카 업체와 함께 미국 주요 공항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SK시그넷은 충전기에 집중합니다. 지난 7월부터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초급속 충전기 양산에 나섰습니다. 현재 주요 고객사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등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자인 만큼 국내보다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SK그룹은 전기차 충전 사업을 통한 친환경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와 전기차 간 충전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른바 ‘V2V(Vehicle To Vehicle)’입니다. 전력이 가득 찬 전기차로 방전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겁니다. 2016년부터 시행한 이래 연간 서비스 건수는 총 8000건에 달합니다. 최근엔 모듈을 새로 개발해 시간 단축에도 성공했습니다. 과거 22분이 걸려 충전됐던 아이오닉은 이제 4분이면 충분합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방식도 공개했습니다. 지정된 구역에 전기차를 주차해두면 자동 충전 로봇이 충전을 완료하는 건데요. 충전구를 여닫는 것부터 탈거까지 모든 과정을 로봇 스스로 할 수 있어 ‘무인 충전기’로도 불립니다. 

지금은 자동충전 로봇의 본체가 고정되어 있지만, 향후 일렬로 돌아다니면서 전기차 여러 대를 충전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고 합니다. 나아가 자율주행과 연계해 충전 후 다른 장소에 주차해두는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전기차간 충전방식인 V2V를 개발했다./그래픽=비즈워치

한화그룹도 태양광·수소에 이어 전기차 충전시장에 발을 들이며 그린에너지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중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전기차 충전 신규 브랜드 ‘한화모티브(Hanwha Motiev)’를 출시했습니다. 태양광 셀·모듈 제조를 주축으로 그룹 내 핵심 계열사 및 자회사로 부상했던 한화큐셀은 ‘전기차 충전’이라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면서 신성장동력 창출에 적극 나서는 모습입니다. 

한화모티브는 충전사업자로서 전기차 충전인프라의 시공은 물론 초기 컨설팅과 투자·사업 운영·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토탈 서비스를 충전소 설치 희망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최근엔 국내 최초 예약 전용 충전기를 지정 설치해 사용시간별 요금제를 도입하기도 했어요.

한화큐셀이 전기차 충전에 뛰어든 이유는 기존 사업들과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태양광 모듈로 생산한 전력을 전기차에 공급하는 것이 대표적이죠.

한화모티브는 충전인프라 시공 및 컨설팅과 투자, 사업 운영, 유지보수 등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황병국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팀장 인터뷰 모습. /사진=비즈워치

LG그룹도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한창입니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하며 전기차 충전 솔루션 개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하이비차저(전 애플망고)’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죠. 

LG유플러스는 자사의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생산뿐 아니라 배터리 관리솔루션 서비스 확대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른바 ‘BaaS(Battery as a Service)’인데요. BaaS는 배터리 생애주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입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충전소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DC-DC 컨버터 등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부품을 생산해 그룹의 전기차 충전 생태계를 완성할 예정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관리솔루션 서비스인 'BaaS'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LS도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자회사 ‘LS E-Link’입니다. LS그룹은 지난해 LPG 사업 계열사 E1과 합작회사 ‘LS E-Link’를 설립했습니다. E1의 LPG 충전소 인프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죠. 

그룹 내 자회사인 LS전선과 LS일렉트릭과의 시너지도 기대됩니다. LS전선은 지난해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용 액체냉각방식 케이블을 개발했는데요. 그동안 액랭식 충전케이블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지만 LS전선이 액랭식 케이블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산화가 될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LS일렉트릭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진출했습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3월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솔리드스테이트(SST) 변압기 기반의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기존 변압기는 별도의 전력변환장치가 필요했는데 SST 변압기 기반의 플랫폼은 별로의 변환 장치가 필요 없습니다. 

LS그룹은 지난해 자회가 'LS E-Link'를 설립, 기존 E1의 LPG 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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