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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삼성·LG가 스마트홈 구축 손잡은 이유

  • 2023.08.29(화) 16:27

삼성전자-LG전자 연내 가전 플랫폼 연동 목표

/그래픽=비즈워치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 홈' 구축을 위해 손을 잡는다.

각 사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클라우드상에서 상호 연동해 가전제품간 연결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올해 안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이 연동되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 세계 가전 업체 '연동성' 힘 합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내 양사 가전 연동을 목표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스마트홈 플랫폼 협의체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올해 CES 2023에서 선보인 HCA 표준 1.0을 상용화하는 첫 번째 성과다.

지난해 초 설립된 HCA는 15개 회원사 스마트홈의 앱으로, 다른 회원사들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표준을 마련하고 연결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해왔다. 가전제품에 최적화된 IoT(사물인터넷) 표준을 정립, 전 세계 소비자들이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을 하나의 홈 IoT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모은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창립 멤버로 참여해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트레인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과 손잡고 HCA를 발족한 바 있다. 특히 단일 대표 의장직을 맡으며 가전 간 연결성 구축을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해 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창립 멤버답게 HCA 회원사 중 처음으로 HCA 표준 적용을 완료했다. 내달 튀르키예 가전 제조업체인 베스텔, 파트너 브랜드 샤프와 연동을 시작하고 연내 LG전자와도 상호 연동한다.

지금까지 특정 가전업체 앱으로 다른 브랜드 제품을 연결하기 힘들었다. 만약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각 제품 브랜드가 모두 다르면, 여러 개의 앱을 설치해 사용해야 했다. 여러 개의 앱을 사용하더라도 전체 가전제품 간 유기적인 연결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업체의 스마트홈 플랫폼이 연동되면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여러 가전 업체의 제품을 한 번에 조회·제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가전제품과 함께 LG전자, 베스텔 등의 가전제품도 제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LG전자의 씽큐(ThinQ) 앱으로도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LG전자의 세탁기, 삼성전자의 식기세척기를 제어하기 위해 LG 씽큐와 삼성 스마트싱스를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CA의 활동으로 고객은 가전 경험은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주로 쓰는 하나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다양한 업체의 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돼 혁신적인 스마트홈 생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손흥민 선수가 '스마트싱스 라이프' 캠페인 영상에서 삼성 스마트싱스 앱을 살펴보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스마트싱스로 앞서가는 삼성

삼성전자는 올해 한국, 미국을 포함한 총 8개국에서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 연동 가능 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건조기 △식기세척기 △오븐 △로봇청소기 △TV △공기청정기 총 9종이다. 원격 동작·종료·모니터링 등 소비자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연동 가능한 브랜드를 확대하고, 쿡탑·후드 등 더욱 다양한 가전제품과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기기 제어를 넘어 가정 내 에너지 관리 기능을 추가 도입하고 전기차 충전기 등 연결 가능한 제품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박찬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는 300개 이상의 파트너사 기기를 연결 가능한 개방성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에 앞장서 왔다"며 "삼성전자는 HCA를 통해 글로벌 가전업체 제품·앱과 적극적으로 상호 연결하며 소비자에게 통합된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해 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생태계 확장에 '진심'

LG전자도 삼성전자뿐 아니라 HCA 회원사 전반으로 가전 연동 협력을 확대하며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베스텔과도 가전 연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비스 가능 지역과 제품도 점차 확대한다. 한국·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주력 제품군을 시작으로 점차 대상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가전 상호 연동에서 더 나아가 향후 통합 에너지 관리 등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한 여러 기능과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3에서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를 이용해 타사 가전을 제어하고, 타사 스마트홈 플랫폼을 통해 LG 가전이 제어되는 모습을 시연했다./사진=LG전자 제공

이밖에 LG전자는 HCA뿐 아니라 글로벌 표준 연합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의장사로 활동하는 등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CSA는 스마트홈 기기를 위한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규격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단체다. 현재 약 500개 이상의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LG전자는 CSA가 주도하는 인터넷 프로토콜(IP, Internet Protocol) 기반 홈 IoT 통신 표준 기술 '매터(Matter)' 개발과 표준 제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는 스마트홈 시장이 매터 표준이 적용되는 올해부터 급격히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스타티스타는 "새로운 공통 표준 설립으로 제조업체에 상관없이 모든 장치 간 통신이 가능해지면 올해부터 스마트홈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며 "5G 네트워크의 전환과 매터 표준 채택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하면 스마트홈 시장에 상당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76억 달러에서 오는 2027년 222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마트홈 가계 보급률은 2022년 14.2%에서 2027년 28.8%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 부사장은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를 통해 장벽 없는 가전 생태계를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게 새로운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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